소문난 독립영화 90편 여기 다있다, 무료 상영하는 곳 어디?

'장손'은 3대 대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장손 '성진(강승호, 아랫줄 맨 오른쪽)'이 가업인 두부 공장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사진 인디그라운드

'장손'은 3대 대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장손 '성진(강승호, 아랫줄 맨 오른쪽)'이 가업인 두부 공장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사진 인디그라운드

지극히 한국적인 가족 서사를 다룬 오정민 감독의 ‘장손’, 퀴어인 딸과 그의 애인을 마주하는 엄마의 감정을 섬세히 그려낸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 등 지난해 관객의 사랑을 받은 독립 영화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는 지난 7일부터 20일간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독립영화 화제작 90편을 홈페이지(https://indieground.kr/indie/selectOnlineList.do)에서 무료 상영한다.

지난해 인디그라운드 공모 신청작은 937편으로 역대 최다 규모였다. 선정작 90편은 45편씩 나눠 7일부터 16일까지 PART 1, 17일부터 26일까지 PART 2로 상영한다. ‘장손’과 ‘딸에 대하여’는 PART 2에 포함됐다. 작품은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자유롭게 볼 수 있다. 극영화 63편, 다큐멘터리 15편, 애니메이션 8편, 실험영화 4편으로 장르도 다채롭다.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영화 팬들은 공개 직후인 7일부터 SNS를 통해 자신이 재밌게 본 작품을 추천하거나, 관람 시기를 아깝게 놓친 작품을 리스트업해 공유하고 있다.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단편작에 대한 관심도 높다.

X에 '인디그라운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페이지. 8일에 작성된 위의 글 외에도 다양한 후기와 독립영화 추천 목록을 볼 수 있다. 사진 X 캡처

X에 '인디그라운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페이지. 8일에 작성된 위의 글 외에도 다양한 후기와 독립영화 추천 목록을 볼 수 있다. 사진 X 캡처

'수능을 치려면'은 좀비시대에도 어김없이 다가온 수능 날, 무사히 수능장으로 가기 위한 고등학생들(사진)의 이야기다. 사진 인디그라운드

'수능을 치려면'은 좀비시대에도 어김없이 다가온 수능 날, 무사히 수능장으로 가기 위한 고등학생들(사진)의 이야기다. 사진 인디그라운드

특히 ‘과화만사성’, ‘수능을 치려면’ 등 독특한 시선으로 사회문제를 풀어낸 작품들이 화제다. ‘과화만사성’은 희귀 성인 ‘과’씨 가족 내 갈등을 통해 한국 가부장제의 무게를 유머러스하게 들추는 작품이다. ‘수능을 치려면’은 좀비로 인해 세계가 멸망하는 상황에서도 수능을 치러야 하는 한국 고등학생들의 씁쓸하고 유쾌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박현지 인디그라운드 기획운영팀장은 “지난해 홈페이지 가입자만 1만 5000명으로 전년대비 70% 늘었다”며 “이번 상영에는 더 많은 관심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인디그라운드는 2020년부터 공모를 통해 작품을 아카이빙하고, 2021년부터 무료 상영회를 열었다.  

다큐멘터리인 ‘우리는 매일매일’(2019), ‘애프터 미투’(2021)와 극영화 ‘럭키, 아파트’(2024)까지 세 작품 연속으로 라이브러리에 선정된 강유가람 감독은 “‘럭키, 아파트’는 지난해 말 극장 개봉을 했는데, SNS에서 ‘다른 지역에서만 상영 중이라 보기 어렵다’는 한 관객의 후기를 읽게 됐다”며 “이번 기회로 시간·장소의 제약 없이 관객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럭키, 아파트’는 PART 1에 포함돼 16일까지 상영된다.

박 팀장은 “26일 이후엔 작품 90편을 18개 키워드로 나누어 2주씩 상영할 예정”이라며 “11월까지 온라인 상영관에서 독립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