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현대글로비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항공 물류 사업에 진출한다. 기존 육·해상 운송에 항공 물류를 결합해 종합 물류 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13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오는 6월 인천공항 물류센터(GDC)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GDC 운영을 통해 성장성 높은 항공 포워딩 시장에 진출해 현대차그룹 이외의 비계열사 매출 비중 확대에 나선다.
현대글로비스가 항공 물류 시장에 진출하는 건 그동안 육상과 해상 물류에 집중돼 있는 매출 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유통 부문 매출이 지난해 매출(28조4074억원)의 47.6%를 차지한다. 물류가 34.5%, 해운은 17.9% 순이었다.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유통 부문 외에 현대차그룹 밖에서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물류 부문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가 항공 물류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분야는 ‘포워딩’이다. 화물 운송 전문업체가 출발부터 도착까지 운송 전 과정을 책임지고 처리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수요가 늘면서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포트인텔리전스가 발표한 ‘글로벌 포워딩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51억 유로(약 127조 원)였던 전 세계 항공 포워딩 시장은 연평균 3.6%씩 성장해 오는 2028년까지 980억 유로(약 14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 인천공항 글로벌 물류센터(GDC)는 제2공항물류단지 내 지상 5층(사무공간 포함), 총 면적 4만4420㎡(1만3437평) 규모로 2025년 5월 완공 예정이다. 사진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는 포워딩 사업을 위해 오는 6월 인천공항 제2공항물류단지 내에 지상 5층, 총 면적 4만4420㎡(1만3437평) 규모의 인천공항물류센터(GDC) 운영을 시작한다. 첨단 자동화 설비(물류 로봇·분류 시스템)를 구축하고, 자체 통관 시설을 갖춘 특송장도 내부에 둘 예정이다. 회사는 이곳에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화물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 의료기기 등 연 평균 약 2만5000 톤(t)의 신규 항공화물을 취급할 것으로 기대한다.
항공 포워딩은 화물기 확보가 필수인 만큼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과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8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 인수전에 참여했던 에어인천의 대주주 펀드(소시어스 제5호)에 1500억원을 출자했다. 물류 업계에선 추후 현대글로비스가 펀드를 통해 에어인천을 인수할 수 있다고도 본다.
현대자동차는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가해 그룹 차원의 역량이 담긴 미래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사진은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 연합뉴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 이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 독립적인 기업가치를 확보하려면 비계열사 사업 확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글로비스의 현대차그룹 매출 의존도는 약 75%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지난 6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을 자산 확대, 그룹 계열사와 동반 성장, 비계열 고객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2030년까지 비계열사 매출 비중을 40%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