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등교하는 학생들…학부모들 "아이 마음 상할까 걱정"

지난 10일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살해 사건 이후 해당 학교 학생들이 일주일 만에 등교했다. 17일 오전 등굣길에 동행한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입은 상처가 조기에 치유되길 바라면서도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대전 초등생 故김하늘 양 피살사건 이후 긴급 휴교령을 내렸던 서구 한 초등학교가 17일 7일 만에 등교를 재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초등생 故김하늘 양 피살사건 이후 긴급 휴교령을 내렸던 서구 한 초등학교가 17일 7일 만에 등교를 재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A초등학교에서는 이날 오전 1~3학년 530여 명의 학생이 등교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까지 걸어온 학부모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이따가 보자. 엄마가 다시 데리러 올께”라며 아이를 달랬다.

자녀 동반한 학부모 많아…경찰 순찰 강화

이날은 평소와 달리 부모와 할머니·할아버지 등 가족의 손을 잡고 등교하는 학생이 많았다. 일부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로 들어간 뒤에도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손녀를 등교시키러 왔다는 할머니는 “한두 시간 있으면 바로 끝난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데리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1학년과 3학년 두 아이가 (이 학교에) 다니는 데 오늘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직접 데리고 왔다”며 “오늘부터 다시 방학이지만 정작 개학하고 나면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대전 초등생 故김하늘 양 피살사건 이후 긴급 휴교령을 내렸던 서구 한 초등학교가 17일 7일 만에 등교를 재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초등생 故김하늘 양 피살사건 이후 긴급 휴교령을 내렸던 서구 한 초등학교가 17일 7일 만에 등교를 재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경찰은 인력 15명과 순찰차 4대를 학교 주변에 배치했다.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주변을 순찰하고 등굣길은 물론 하굣길에도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기로 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사건이 발생하자 14일까지 애도기간을 정하고 등교를 중단했다. 이날 등교한 1~3학년은 1교시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애초 지난 14일 종업식을 갖고 봄방학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사건으로 학사 일정이 모두 연기됐다.

학생 대상 애도 교육·위기 검사 진행

이날 학교에선 학부모가 동의한 학생을 대상으로 애도 교육과 위기 검사도 진행했다. 검사 결과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심층 면담과 특별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18일에는 4~5학년이 등교하며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졸업하는 6학년도 애도 교육과 위기 검사가 이뤄진다. 상담에는 대전교육청 위(Wee) 센터와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등에서 30여 명의 전문 상담인력이 투입됐다. 대전교육청과 학교 측은 21일까지 교내와 서부교육지원청 위센터에서 심리상담을 지원할 방침이다.

대전 초등생 故김하늘 양 피살사건 이후 긴급 휴교령을 내렸던 서구 한 초등학교가 17일 7일 만에 등교를 재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초등생 故김하늘 양 피살사건 이후 긴급 휴교령을 내렸던 서구 한 초등학교가 17일 7일 만에 등교를 재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오전 임시회를 열고 대전교육청을 대상으로 현안을 질의했다. 임시회에서 의원들은 “가해 교사의 휴직·복직 과정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대전시의회 김진오 의원은 “가해자는 사이코패스로 정신 감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돌봄교실을 관리가 편리한 1층으로 옮기고 CCTV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의회, 현안 질의 "안전관리 강화" 주문 

한편 지난 10일 오후 대전시 서구 A초등학교에서 김하늘(8)양이 교사 B씨(40대)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김양을 살해한 뒤 자해했지만 긴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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