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학생 느는 데 학급은 부족…서울 사립유치원에도 특수학급 추진

서울시교육청 전경. 뉴스1

서울시교육청 전경. 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장애학생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2029년까지 유·초·중·고교에 특수학급 209개를 추가 설치한다. 교육청은 특수학급을 설치하는 학교에 1억8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설치 비율이 저조한 사립학교의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특수학급 설치 안내서’와 ‘특수학급 설치 5개년 기본계획안’을 서울시내 모든 학교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2020년 1만2911명에서 2024년 1만4546명으로 12.7% 증가했다. 전체 학생 대비 특수교육 학생 비율도 같은 기간 1.4%에서 1.7%로 증가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4년 뒤인 2029년에는 전체 학생 중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비율이 2.2%까지 증가한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서울 사립고 중 특수학급 있는 학교 10% 미만 

교육청 관계자는 “UN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학생과 일반 학생의 통합교육을 권고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장애학생이 장애 유형이나 정도와 관계없이 일반학교에서 또래와 함께 공부하며 개인별 맞춤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특수학급이 부족하고, 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 수가 부족해져 진학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 318개 고교 중 특수학급을 갖춘 학교는 104개교(32.7%)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절대 다수가 공립학교(84개교)에 설치돼 있으며, 서울시 고교의 60%가 넘는 사립학교(200개교) 중에선 19개교(9.5%)에만 특수학급이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장애학생들이 집 근처 학교를 선택하지 못하고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유치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서울 시내 유치원의 특수학급 설치율은 18.7%(738개교 중 138개교)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사립유치원엔 특수학급이 전무한 상황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2024년 975명에서 2029년 114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특수학급 설치하면 1.8억원 지원도

특수학급을 늘리기 위해 시교육청은 지난해 실시한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하는 ‘사전예고제’를 올해 첫 도입한다. 학교별 수요를 파악해 특수학급 설치를 지정하고, 사전예고 후에도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는 학교는 일반학급 감축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특수학급을 설치하는 학교에는 ‘장애 없는 환경 조성’ 등을 위해 학교당 1억8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또한 처음으로 사립유치원에도 특수학급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 특수교육이 필요한 영유아를 사립유치원에 배치하는 게 목표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사립유치원이 특수학급 설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특수교육 학생들이 질 좋은 교육을 통해 자신을 개발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특수학급이 더 많이 설치돼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모든 학생들을 포용하고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