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1년'에 환자단체 "피해 조사기구 발족, 의정 사과하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종훈 기자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종훈 기자

"사상 초유의 장기간 의료공백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은 큰 피해를 봤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해결책 없이 원점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한국중증질환연합회)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에서 이탈한 지 1년째인 19일, 환자단체들은 조속한 의정갈등 해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의·정 양측이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환자·국민 피해만 속출한다는 비판과 함께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의료계는 의료 중단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은커녕, 환자 고통·피해를 방치한 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중증 환자들은 깊은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 정치권에 4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환자·국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 ▶중환자 피해 조사기구 발족 ▶의료공백 사태 재발을 방지할 법 마련 ▶의료 현장을 지켜온 젊은 의사에 대한 명확한 보상 지침 발표 등이다.

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이대로 가면 환자 피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의정이 대화 테이블에 나서 조속히 사태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 회장은 "더는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있어선 안 된다. 전공의 처우 개선 등 봉합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정 갈등 1년

한 대학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환자 침상을 밀어 검사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한 대학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환자 침상을 밀어 검사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의정갈등 해결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 단체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하고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심정으로 치료 일정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벅찬 게 환자들의 현실"이라면서 "문제는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의사를 늘리는 데 있는데, 정부·의사 간 줄다리기 속에서 그런 희망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회엔 ▶필수의료 공백방지 법안 발의 ▶의료대란 피해보상 특별법안 처리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구성 ▶환자기본법 제정안 통과 등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의료인들이 집단행동을 할 때도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만큼은 정상 작동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