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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두산 양의지. 배영은 기자
다만 지난 시즌엔 잔 부상으로 자주 고생했다. 무릎과 허벅지 등이 잇달아 아파 144경기 중 119경기에만 출전했다. 포수로 608⅓이닝을 수비해 골든글러브 후보 기준(720이닝)을 충족하지 못했고, 지명타자로도 161타석에 나서 후보(297타석 이상)가 될 수 없었다. 처음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4년 연속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던 양의지에게는 다소 생소한 연말이었다.
양의지는 "그동안 '당연히 내가 받는다'는 착각을 조금은 해왔던 것 같다"며 "골든글러브가 쉬운 상이 아니었다는 걸 실감했다. 마지막에 웃으면서 선수 생활을 그만두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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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개인 9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양의지. 연합뉴스
그 목표를 이루려면 건강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다. 양의지는 "지난해 생각보다 잔 부상이 많아서 '내가 준비한 게 이것밖에 안 됐구나. 잘못 준비했구나' 싶어 개인적으로 화가 많이 났다"고 반성했다. 또 "자고 일어나면 몸이 여기저기 아픈 날이 많았다. 염증도 많이 생기고, 예전엔 괜찮았던 부위에 없었던 부상도 찾아오더라"며 "나이 탓으로 여기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잘 관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양의지는 지난겨울 부상 부위 관리와 몸 재정비에 전념했다. 그는 "치료도 열심히 하고, 보강 훈련도 많이 해서 지금은 통증이 거의 다 사라졌다"며 "무리하지 않고 관리를 잘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늘 조심하고 집중해서 훈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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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지에서 새 외국인 선수 콜 어빈의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한 주장 양의지. 사진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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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지에서 새 외국인 선수 콜 어빈의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한 주장 양의지. 사진 두산 베어스
포수뿐 아니라 주장의 역할도 충실히 해낼 생각이다. '두산 왕조'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양의지는 올해 두산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다. 양의지는 "주장이 되고 난 뒤 확실히 캠프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져서 나 같은 고참 선수가 좀 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처음 캠프를 경험하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해 우리 팀은 선발진이 불안했지만, 그 과정에서 훌륭한 젊은 불펜진을 얻었다"며 "올해 선발진이 안정되고 시즌 초반부터 우리가 준비한 걸 잘 보여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2025년은 가을에 더 오래 경기하고,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