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손 내민 푸틴…“우크라이나 점령지 포함 美와 희토류 협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희토류 광물 개발을 위해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도 러시아의 ‘새로운 영토’로 언급하며 개발 대상에 포함시켰다.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을 포함한 다른 외국 파트너들과 희토류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의 ‘새로운 영토’, 러시아의 일부로 되돌아온 역사적 영토로 외국 파트너를 유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말한 ‘새로운 영토’는 도네츠크, 루간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을 가리킨다. BBC는 이날 우크라이나 경제부 발표를 인용해 “3500억 달러(약 500조3900억원) 상당의 자원이 러시아 점령지에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의 지정학 위기분석기업인 세크데브(SecDev)도 2022년 8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탄광의 63%와 망간, 세슘, 탄탈륨 및 희토류 매장량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르면 이번주 미국이 군사 지원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요구해온 광물협정 체결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나왔다. BBC는 “미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75%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 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확대함에 따라 희귀 광물의 새로운 출처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보도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다만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협정에 대해 “그건 우리와 관련이 없다”고 말하면서 “러시아는 희토류 금속 매장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시장과 거래가 재개되면 러시아 기업들이 연간 200만t의 알루미늄을 판매할 수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는 세계 4대 알루미늄 생산국 중 한 곳으로 미국이 2023년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입을 막아놓은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와 미국이 국방비를 50% 삭감하는 합의를 이룰 수 있고, 원한다면 중국도 이에 동참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것이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하고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국방비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 데 대해 호응한 것이다. 그는 다만 중국의 동참 가능성에 대해 “(결정은) 중국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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