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경찰청은 충청권에서 고의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받아 챙긴 183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해 11월 13일 밝혔다. 사진은 가해 차량이 교차로에서 좌측차로로 진로 변경하는 차량을 고의로 충격해 사고 야기하는 장면. 사진 충북경찰청=뉴시스
정부가 소위 ‘나이롱 환자’ 등 자동차보험 부정수급을 개선하고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자동차보험은 사고 피해자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일부에서 이를 악용한 보험사기와 과도한 합의금 지급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5476억 원(6만5000명)에 달했다.
특히 과잉 진료·장기 치료 등으로 인해 관절·근육의 긴장·삠(염좌) 등 진단을 받은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에게 지급되는 치료비의 경우 최근 6년간 연평균 9%씩 증가하며, 중상환자(상해등급 1~11급)의 연 3.5% 보다 2.5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23년 한해에만 약 1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보험사는 조기 합의를 목적으로 제도적 근거가 없는 향후치료비를 관행적으로 지급해 2023년 기준 그 규모가 치료비보다 많은 1조4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2400만명 이상 가입자의 보험료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현황 및 주요 개선 내용. 국토교통부
정부가 내놓은 개선책에 따르면, 그동안 자동차보험 약관 등의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지급되던 향후치료비는 중상환자에 한해 지급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한다. 또한 경상환자가 통상적인 치료 기간(8주)을 초과해 장기 치료를 원할 경우, 보험사에 추가 서류(진료기록부 등)를 제출하도록 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다.
보험사기를 방지하고 자동차보험 제도를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처벌도 강화된다. 보험사기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정비업자에 대해서는 기존 사업 정지 처분에서 사업 등록 취소로 제재 수준을 높인다.
또한, 마약·약물 운전 등 중대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보험료 할증(20%)을 신설하고, 무면허·뺑소니 차량 동승자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동승자와 동일하게 보상금 40% 감액 기준을 적용한다.
또 향후치료비를 수령한 경우 건강보험 등 다른 보험과의 중복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험사가 사전에 안내하도록 의무화하고, 타 보험기관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중복수급을 방지할 계획이다.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개선책도 마련됐다. 취업·결혼 등으로 독립해 처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청년층(19~34세)의 경우, 부모 보험으로 운전한 무사고 경력을 신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배우자의 경우에도 기존 ‘부부한정특약’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3년간 무사고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동차 수리 시 품질인증부품을 정품(OEM) 부품과 동등하게 인정하도록 보험 약관을 개정해 고비용 수리 구조를 개선한다.
아울러 자동차 의무보험에 대한 회계처리 결과를 매년 국토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가입자·피보험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보고 의무를 신설하여 자동차 의무보험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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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추진 방향. 국토교통부
이번 대책의 핵심 내용인 향후치료비 지급 기준 마련과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서류 제출 절차 강화는 올해 안에 관계 법령 및 약관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무사고 경력 인정 확대, 전자 지급보증 도입 등은 상반기 내 후속 조치를 마무리해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불필요한 보상금 지급이 감소 되어 개인의 자동차 보험료가 약 3% 내외 인하되는 효과(보험개발원 추정)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백원국 국토부 차관은 “이번 개선 방안을 통해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부담은 낮추면서 사고 피해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관계기관, 보험업계, 소비자단체 등과 소통하며 자동차보험의 사회보장 기능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불필요한 자동차 보험금 누수의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보험계약자의 편익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금감원과 함께 보험회사의 부당한 보험금 지급 거절이나 보험료 조정의 합리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