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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표시된 가상화폐 실시간 거래 가격. 연합뉴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8만8815달러(약 1억2730만원)에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2.7%, 일주일 전보다 7.1% 하락한 금액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기록한 사상 최고가(10만9000달러대) 대비 20% 이상 추락했다. 같은 시각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497달러에 팔렸다. 전일 대비 소폭(0.7%) 오르긴 했지만, 한 주 전보다 7.5% 내린 가격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인디펜던트 리저브 최고경영자(CEO) 에이드리안 프제로즈니는 “비트코인 값이 하락한 건 최근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준 거시적 불확실성과 연관돼 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여러 관세 조치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비트 해킹 여파도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바이비트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해킹을 당해 14억60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의 이더리움을 탈취당했다. 지난 2014년 마운트곡스(4억7000만 달러)와 2021년 폴리 네트워크(6억 1100만 달러) 사건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 가상화폐 해킹 사건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실망감도 시장에 반영됐다. 아서 헤이즈비트멕스 공동 설립자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 고블린 타운(goblin town, 하락장)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헤지펀드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조정에 나서면 비트코인 가격이 7만 달러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ㆍ탐욕 지수’는 26점을 나타냈다. ‘공포’ 구간에 해당하는데 지난해 9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값이 0에 가까워질수록 투자자가 공포 상태에 빠져 과매도를 하고, 100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이 탐욕에 빠졌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