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갱단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귀국한 조씨가 허순옥 수원시 베테랑팀장과 대화하고 있다. 수원시
26일 수원시에 따르면 조모(70)씨는 2020년 국내에 있던 전 재산을 정리한 뒤 아내 임모(63)씨와 함께 멕시코 시날로아주에 정착했다. 채광(採鑛) 사업에 도전한 그는 몇년 뒤 지역에서 사업가로 이름을 널리 알릴 정도로 성공했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그의 인생은 지난해 12월 큰 벽에 부딪혔다. 현지 갱단과의 다툼에 휘말린 것이다. 사업장과 집 근처에서 수시로 총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다. 위협을 받고 갱단에게 전 재산이 든 돈 가방을 빼앗기는 일도 벌어졌다. 공포에 시달리던 아내 임씨는 심한 불면증 등을 겪으며 말라갔다.
견디다 못한 조씨는 멕시코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조씨의 신변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대사관은 외교부와 협의해 긴급지원비(귀국 항공료, 임시 숙박료)를 지원했다.
이렇게 조씨 부부는 지난달 26일 다시 한국에 왔다. 하지만 갱단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겨 수중에 남은 돈은 15만원 정도였다. 지인이 사는 경기 수원시로 이주했지만, 대사관에서 지원해 준 숙박비 1500달러(약 215만원)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자녀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고령으로 일자리도 얻기 힘들었다.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조씨 부부는 “시청에 도움을 청해보라”는 말을 듣고 지난 3일 수원시 새빛민원실을 찾았다. 새빛민원실은 수원시가 2023년부터 운영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시설이다. 경력 20년 이상 팀장들을 배치해 복합민원을 한 번에 해결한다.
조씨 부부를 상담한 허순옥·구원서 팀장은 즉시 이들이 거주할 임시 주거시설을 수소문했다. 권선1동행정복지센터와 수원도시재단 주거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조씨 부부는 현재 권선구 서둔동 임시주거시설에서 살고 있다.
수원시는 이들의 전입 신고와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신청을 도왔다. 생필품과 부식부터 긴급지원 생계지원 등 사례 대상자로 선정해 냉장고 등 생활가전제품도 지원했다.
총격사건 등으로 충격을 받은 아내 임씨는 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수원시는 이들 부부에게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의 공공의료사업·틀니지원사업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조씨는 “그동안 일군 재산과 사업장을 모두 잃고 희망이 안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도움으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순옥·구원서 팀장은 “조씨 부부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