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성고등학교. 학교 홈페이지 캡처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지난 1월 8일 서울 마천 중고등학교 용지(약 2만3678㎡)에 대한 용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SH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선착순수의계약' 신청을 받았고,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단독으로 접수해 계약대상자로 선정됐다. 가톨릭학원이 운영 중인 교육기관은 가톨릭대, 동성중·고, 계성고, 계성초다. 이 중 마천 용지에 이전하려는 학교는 동성중·고로 파악됐다. 재단 관계자는 “학생 모집이 점점 어려워져 이미 내부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상태”라며 “교육청에서 이전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한 언론을 통해 밝혔다.
매매계약이 체결된 지역은 송파파크데일 1단지와 2단지 사이 위치한 마천동 590번지 일대다. 2005년 국토교통부가 마천 국민임대주택단지예정지구 지정 계획을 발표한 후 중·고등학교 신설 부지로 확보된 땅이다. 그러나 재개발사업 지연과 불확실한 학교 수요 예측 때문에 학교 용지는 장기간 공터로 방치돼 왔다.
동성중·고가 이곳을 떠나는 건 최근 입학생이 줄면서 운영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동성고는 2009년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됐지만,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다 2022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했다. 구도심 인구 감소와 정부의 자사고 폐지 기조가 겹치며 2020년과 2021년 모집 정원을 못 채운 결과였다. 등록금만으로 운영되는 자사고는 학생이 충원되지 않으면 재정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반고 전환 후에도 학령인구 감소 여파는 이어졌고, 지난해엔 신입생이 200명 안팎에 그쳤다.
동성고처럼 학령인구가 줄어 이전한 학교는 이미 여럿이다. 구도심의 학교가 개발을 통해 주민이 급증한 지역으로 옮긴 사례들이다. 서울 성동구에 있던 덕수고는 2022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가 있는 송파구 거여동으로 옮겼다. 중구 명동에 있던 계성여고는 2016년 성북구 길음동으로, 종로구 안국동에 있던 풍문여고는 2017년 강남구 자곡동 내곡지구로 이전했다.
한편 117년 역사의 명문사학인 동성중·고는1907년 9월 4일 4년제 기관으로 설립된 소의학교가 모태다. 1922년 2월 천주교 서울교구에서 인수하면서 현재의 동성중·고로 이어졌다. 1929년 9월 혜화동에 교사를 신축해 이전한 뒤 대학로를 100년 가까이 지켜왔다.
한국인 최초 추기경인 김수환 전 추기경이 동성고 제16회 졸업생이자 5대 이사장을 맡았다. 장면 전 총리는 1936년 11월부터 1947년 8월 정계 진출 때까지 제3대 교장으로 학교를 이끌었다. 만화가 고우영 화백, 영화배우 안성기 씨도 동성고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