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시크와 화웨이 로고. 로이터
화웨이가 개발한 AI용어센드(昇騰, Ascend) 910C 칩의 수율(收率·생산된 제품에서 양품의 비율)이 1년 전 20%에서 40% 수준으로 두 배 향상됐다고 FT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화웨이는 업계 표준에 맞춰 수율을 6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 칩을 자립화하는 데 중요한 돌파구로, AI 산업의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또 다른 진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컨설팅 기업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는 화웨이의 이번 진전을 엔비디아의 ‘H100’ AI 칩을 생산하는 TSMC의 60% 수율과 비교하며, 두 칩의 크기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볼 때 화웨이의 현재 수율이 40%에 불과해도 상업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에 이른바 ‘N+2’ 공정을 이용해 어센드 칩을 생산하도록 위탁했다. 이 공정은 고급 칩을 생산하는데 극자외선(EUV) 석판인쇄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국은 현재 미국의 규제 영향을 받아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로부터 EUV 장비를 구매하지 못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첨단 910C 칩을 10만 개, 910B 칩은 30만개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화웨이는 910B 칩을 20만개 생산했지만 910C 칩은 양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는 중국 본토에서 아직 엔비디아 AI 칩의 판매량이 화웨이보다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화웨이의 엔비디아 추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FT는 화웨이의 과제는 더 많은 중국 고객사가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데 있다며, 엔비디아의 CUDA 소프트웨어가 화웨이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보다 사용하기 쉽고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한다고 지적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AI 칩 자립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좌담회에서 런 회장이 발언 중 “‘반도체 칩의 결핍과 운영소프트웨어(OS)가 부족한(缺芯少魂·결심소혼)’ 우려가 이미 줄었다”고 말했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1일 보도했다.
‘결심소혼’은 지난 1999년 당시 쉬관화(徐冠華) 중국 과학기술부장이 컴퓨터 메인 프로세서(CPU) 등 반도체 칩을 초의 심지(芯)와 윈도와 같은 컴퓨터 운영시스템(OS)을 사람의 영혼(魂)에 비유해 만든 신조어다. 런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오는 2028년까지 기술자립률 70%를 달성하기 위한 ‘스페어타이어(備胎) 2.0’ 계획을 수립해 2000여개 중국 국내 기업들과 함께 생태계 구축을 시작했다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