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김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26일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3300만원을 대납하는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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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다만 김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오 시장을 지지한다는 플래카드를 개인 명의로 서울 곳곳에 내걸면서 오 시장과 인연이 시작됐다. 오 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엔 순수한 정치적 팬으로서 응원해왔다”며 “여론조사 비용은 오 후보 선거캠프와는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댄 것”이라며 ‘대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씨는 또 강씨가 지난해 10월 28일 갑작스레 ‘내년 2월 25일에 상환할 수 있으니 1000만원만 융통해달라’는 문자를 보내와 “한창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언하던 강씨가 돈을 빌려달라고 연락온 게 협박처럼 느껴졌다. 돈도 없고 오해를 살 수 있어서 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그 요구를 거절하자 강 씨가 오 시장과 관련된 폭로를 이어간 거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한편 김씨는 오 시장이 네 번째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인 2022년 11월 여론조사 업체를 설립하고 강씨에게 합류를 제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해당 업체의 법인등기상 주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바로 앞으로, 김씨가 설립한 사단법인 ‘공정과상생학교’의 주소지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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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연합뉴스
전자는 오세훈-안철수 박빙 상황에서 오 시장(51.7%)이 안 후보(48.3%)보다 ‘단일화 적합도’가 3.4%p 앞서도록 가짜 샘플을 사용했다는 의혹, 후자는 나경원 후보가 앞서던 상황에서 오 시장과 나 후보 간 지지율 격차를 9.1%p에서 2.4%p 차이로 줄이기 위해 가짜 샘플을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다만 비공표 여론조사는 통상 내부용 참고자료로만 쓰이는 탓에 결과를 조작했더라도 법적 처벌이 쉽지 않다.
이밖에도 명씨는 오 시장과 2021년 1월 20일·23일·28일, 2월 중순까지 총 4번 직접 만났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서울 자양동 중식당, 청국장집, 장어집 등에서 네 차례 만났다”(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것이다. 첫 만남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 시장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함께였고, 마지막 만남인 2월 중순에는 김씨가 동석해 “이렇게 돈이 들었는데, 이기는 조사가 왜 안 나오냐”고 물었다는 것이 명씨 주장이다. 명씨는 두 번째 만남(1월 23일) 전후로 오 시장이 ‘나경원이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내가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수사에 속도가 붙고 하루빨리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측이 명태균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그래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밝히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세훈 후보는 당시 명태균의 사기 조작 미공표 여론조사를 통해 수혜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의혹’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