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태국을 향해 강한 유감을 드러내며 규탄 성명을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태국 내 11년간 구금됐던 위구르족 수십 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기 때문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태국이 최소 40명의 위구르족을 적법 절차 없이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것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국의 오랜 동맹으로서 유엔 고문방지협약과 강제실종방지협약에 따른 국제 의무를 위반할 위험이 있는 이번 조치에 대해 우려한다”며 “위구르족으로부터 보호 요청을 받은 모든 국가의 정부는 중국에 강제 송환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위구르족이 중국에서 박해, 강제노동, 고문을 당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공산당 지시와 통제 아래 중국은 무슬림 위구르족과 신장 지역의 소수 민족 및 종교집단을 대상으로 집단 학살과 범죄를 저질렀다”고도 비판했다.

영국과 독일 외무부도 이번 송환 결정을 비난하면서 위구르족의 안위를 보장할 것을 중국과 태국 정부에 촉구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조치가 국제 인권법과 기준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은 태국 야당인 공정당의 칸나위 수엡생 의원을 인용해 "위구르족 40명이 중국에 강제 송환됐다"고 보도했다. 야권과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태국 정부도 이날 송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번 송환은 국제 기준에 맞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위구르족 300여명이 중국을 탈출해 튀르키예로 망명을 시도하다 경유지인 태국에서 적발됐다. 이듬해 109명이 중국으로 추방됐고 173명은 튀르키예로 향했다. 나머지 53명은 태국에 구금됐는데, 이들 중 일부가 이번에 송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서방은 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거주하는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광범위한 범죄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해왔다. 유엔도 2022년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보고서'를 내고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임의 구금, 강제노동, 성폭력 등 광범위한 반인도적 범죄와 인권 침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40명의 중국 불법 이민자가 태국에서 송환됐다”며 “중국과 태국의 법률, 국제법, 국제관행에 따라 이뤄졌으며 관련 인원의 합법적 권익이 충분히 보호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이민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범죄 행위”라며 “일부 정치 세력이 신장에 대한 거짓말을 조작하고 퍼뜨린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