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알루미늄 케이블에 86% 관세…"中 우회수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12일부터 발효되는 알루미늄과 철강제에 대한 관세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12일부터 발효되는 알루미늄과 철강제에 대한 관세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백악관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든 알루미늄 연선·케이블(AWC)에 총 86%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해 중국의 대미 ‘우회수출’ 역할을 했다고 판단, 국가 단위(country-wide) 조치를 내린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무역 제재를 공식 발동한 첫 사례다.

28일 미국 연방 관보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7일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해 한국에서 조립·제작된 AWC에 대해 중국 AWC와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했다. 반덤핑과 상계관세는 각각 52.79%, 33.44%다. 이에 따라 상무부 조사가 시작된 2023년 10월 이후 수출품부터 관세가 소급 적용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 단위 조치란 향후 한국에서 새롭게 미국으로 AWC를 수출하는 기업도 우선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앞으로 관세 면제를 받기 위해선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8월 예비 판정이 나왔고, 이번에 최종 판정이 내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 상무부는 일부 한국 기업에 대해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며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했다. 다만 이들 기업은 현재 미국으로 AWC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한국에서 AWC를 수출하는 기업은 대한전선과 부산케이블엔지니어링 2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한전선은 중국산 소재를 쓰지 않아 이번 반덤핑 상계관세 대상에서 빠졌다. 부산케이블엔지니어링은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판정받았다. 중국 기업 지분이 100%인 회사다. 국내 법인이 중국 기업의 대미 수출 기지로 활용된 셈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AWC 규모는 1억3000만 달러(약 1897억원)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조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부터 진행돼 왔으며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기업을 대상으로도 실시됐다”라며 “중국산 소재를 쓰지 않는 우리 기업은 반덤핑·상계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LS전선 관계자는 “LS전선은 모든 케이블에 중국산 알루미늄을 쓰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