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위협에 유독 약했던 원화...엔화 3% 오를때 원화 0.74% 하락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8.97포인트(p)(3.39%) 하락한 2532.78, 코스닥 지수는 26.89p(3.49%) 하락한 743.96, 달러·원 환율은 20.4원 오른 1463.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8.97포인트(p)(3.39%) 하락한 2532.78, 코스닥 지수는 26.89p(3.49%) 하락한 743.96, 달러·원 환율은 20.4원 오른 1463.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트럼프발 관세 위협에 국내 정치 불안과 경기 하강 우려가 맞물리면서 지난달 원화가치가 주요국 통화보다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한 달 새 3% 넘게 올랐지만, 원화는 0.74% 절하되면서 원ㆍ엔 재정환율이 1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 환율 변동성이 커지다가 하반기 들어선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기준 1463.4원, 야간 기준 146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1460원대까지 하락(환율은 상승)한 건 같은 달 4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캐나다ㆍ멕시코 관세 유예 등에 142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오는 4일 25%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고, 중국에 10%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하자 하루에만 20원 급락하는 등 심하게 요동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2월 초 이후 시장이 관세에 한동안 둔감해졌다가 최근 다시 민감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원화 가치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에 비해 큰 편이다. 지난달 28일 야간 거래 종가(1460.0원) 기준으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월 말(1453.5원) 대비 0.45% 하락했다. 주간 거래 종가(1463.4원) 기준 하락 폭은 0.74%다. 한편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유럽연합(EU) 유로(+0.11%), 일본 엔(+3.10%), 영국 파운드(+1.49%), 캐나다 달러(+0.50%), 스웨덴 크로나(+2.80%), 스위스 프랑(+1.12%) 모두 한 달 새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했다. 중국 위안(+0.44%), 대만 달러(+0.12%), 러시아 루블(+10.96%), 멕시코 페소(+1.09%) 등도 달러 대비 절상됐다. 원화보다 절하 폭이 큰 통화는 인도 루피(-0.89%), 인도네시아 루피아(-1.17%), 튀르키예 리라(-1.87%) 정도였다. 

특히 엔화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은 미국이 직접 겨냥하는 관세 주요국이 아닌 데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더해진 영향이다.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지난달 28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ㆍ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5.44원을 기록했다. 2023년 5월 17일(977.81원) 이후 최고치다. 

4월까지는 트럼프의 관세 공격이 가시화할 때마다 시장이 동요하면서 달러당 원화값이 148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하반기 들어 안정을 되찾을 거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까지 보면 최근 미국 경제지표 둔화에 따른 미국 금리 인하 기대, 미국 증시의 상대적 열세로 인한 글로벌 자본 유입 둔화로 달러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며 “연평균 환율로 1420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