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이탈에 비상 걸린 與…"믿을 구석은 경선 흥행" 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안전망 확충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안전망 확충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중도층이 여권에 등을 돌린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자 “더 지켜보겠다”던 여당의 기류가 “중도층 공략을 고민하겠다”로 달라졌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여론조사 추이에 대해 “한 여론조사에 따라 당의 정책 기조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불리한) 추세가 지속하는 거로 보인다.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은 “중도층 격차가 벌어졌다는 결과가 나왔고, 정당 지지율이나 후보 관련 지지율도 벌어지는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며 “만약 조기 대선이 있다면 이 부분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권성동 원내대표도 “리얼미터 조사를 말하는 것 같은데, 결과를 존중한다. 추세를 한번 살펴보고 경향성이 있는 건지, 튀는 조사인지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의 2월 4주차 자동응답전화(ARS) 조사다. 이 조사에서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은 55.1%, 정권연장을 원하는 응답은 39.0%였다. 특히 중도층 응답자로 좁히면 정권교체(60.6%)가 정권연장(33.6%)의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탄핵 반대를 외치는 광장 열기의 반대급부로 중도층 여론이 싸늘해졌다는 지적에 여당 측은 당초 “단정할 수 없다”고 신중한 기류였다. 하지만 원내 지도부가 “벌어지는 추세”임을 인정하면서 중도층 공략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것은 달라진 기류다. 여당 수도권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냉정히 말해 2월 이후부터 다수 여론조사는 ‘중도 이탈’을 가리켰고, 의원들도 대놓고 말하진 않아도 이를 우려하고 있었다”며 “당 지도부도 최근 의원들의 의견을 구하는 등 중도 확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당 지도부는 소상공인(연 매출 1억 400만원 이하)에게 100만원의 공과금 지원 바우처를 지원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1인당 25만~50만원 선불카드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는데,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의 보편적 복지와 차별화해 중도층에서 지지세를 넓히려는 전략”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4년 8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4년 8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전민규 기자

하지만 최근 여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대선 경선 구도가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선 주자 중 이재명 대표의 지지세가 압도적인 민주당과 달리 김문수·오세훈·유승민·한동훈·홍준표(이하 가나다순) 등 ‘잠룡’들이 한 끗 차이 대결을 벌이는 여당이 흥행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여당에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85.4%의 득표율로 선출돼 흥행이 부진했던 반면, 그해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의 각축전 속에 흥행에 성공하고, 당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했던 기억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 대선 경선은 ‘이재명 일극 체제’를 재확인하는 반전 없는 대관식이 될 것이고, 여당 경선이 흥행에서 압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