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모스크바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미국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 관련 소통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이에 대한 관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관련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이란이 모든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러시아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미국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인 지난달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 종전 및 양국 관계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다.
사우디 회담에 참석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일주일 후인 지난달 25일 이란을 방문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당시 아락치 장관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 속에서 자국의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직접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외교적 해법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확신을 보였다.
또 사우디 회담에 참석했던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러시아와 미국이 이란 주변 상황을 논의했으며, 양국이 이란과 관련한 추가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첫 임기 중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후 2기 집권에서도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유지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모두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군사, 무역,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올해 1월 17일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과 희토류 협력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매장된 희토류를 포함해 미국 기업들과 협력할 준비가 있지만 이는 제재 해제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한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희토류 분야 협력에 관심을 보였으나 공동 채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