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바다의 꽃' 멍게 전멸…비명 터진 통영, 무슨 일

지난해 8월 26일 경남 통영시 한 멍게 양식 어장에서 어민이 고수온에 내장이 터져 뿌옇게 보이는 폐사한 멍게를 건지고 있다.   이 어민은 "올해는 수심 20m까지 수온이 높아 피해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6일 경남 통영시 한 멍게 양식 어장에서 어민이 고수온에 내장이 터져 뿌옇게 보이는 폐사한 멍게를 건지고 있다. 이 어민은 "올해는 수심 20m까지 수온이 높아 피해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고수온으로 멍게가 대량 폐사해 제철을 맞은 멍게 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일 경남 통영에 본소를 둔 멍게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 집계된 멍게 폐사율은 97%에 달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통영과 거제에는 약 200여 어가가 800㏊ 규모의 양식장에서 멍게를 키우며 전국 멍게 유통량의 70% 이상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2월부터 수확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여름 고수온으로 멍게가 전멸하다시피 폐사하면서 수확할 물량이 거의 없다.

일부 양식장에서는 지난해 말 입식한 어린 멍게를 채취할 계획이지만 성장 속도가 느리고 물량도 부족해 어민들의 고민이 깊다.

통영의 한 멍게 양식 어민은 "지난해 이미 대부분 폐사해 올해 출하가 어렵겠다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6월까지가 가장 바쁜 수확철인데 정작 작업할 멍게가 없으니 제철이라는 실감조차 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멍게수협은 2011년 공판장 개장 이후 처음으로 초매식을 취소했다.

현재 수협은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보유 중인 냉동 멍게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멍게수협 관계자는 "앞으로 고수온이 매년 반복되면 이번과 같은 악순환이 계속될 우려가 크다"며 "고수온에 안전한 양식장을 조성할 방안을 모색 중이며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