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개보수·조명·무대…APEC 2000억 더 필요한데 추경 공전에 경북 울상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가운데)가 지난달 24일 하종목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국장에게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가운데)가 지난달 24일 하종목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국장에게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오는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경북도와 경주시가 추가 국비 확보에 속이 타고 있다. 추가 국비 확보에 필수적인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 협의가 지지부진하면서다. 각국의 정상과 기업 총수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열리기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북도 APEC 국비 확보 안간힘

추경 협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여야정 국정협의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탓이 크다. 산적한 국정 현안을 해결하고 추경 협의를 하기 위해 구성된 여야정 국정협의회는 지난달 28일 야당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공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상황도 추경 협의 시작을 막는 요소다.

경북도는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에 필요한 추가 국비를 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첨단기술과 한류문화를 APEC 회원국에 선보일 전시공간 마련을 비롯해 공연장 개보수, 정상회의장 경관조명 설치, 기념공원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이다. APEC 정상회의 만찬장 조성, 숙박시설 정비 등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지난달 24일 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고기동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을 면담하고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행정·재정적 지원을 요청했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왼쪽 두 번째)가 지난달 24일 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행정안전부 진선주 교부세과장을 만나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행정·재정적 지원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왼쪽 두 번째)가 지난달 24일 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행정안전부 진선주 교부세과장을 만나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행정·재정적 지원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경북도는 추가 확보가 필요한 2000억원 규모의 국비 건의사업 중 시급성과 필요성을 고려해 우선순위 사업은 해당 부처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기재부에 예비비 신청을 요청할 방침이다. 예비비 지원이 어려운 사업들은 정부 추경 동향을 살펴 추경예산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국정협의회 공전…자체추경 편성

이와 별개로 경북도는 이달 중 자체 추경예산도 편성하기로 했다. 여야정 국정협의회의 논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정부 추경예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APEC 개최에 필수적인 직·간접 국비 예산 1716억원을 확보하고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을 제정해 행사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상태라는 점은 경북도에 그나마 다행인 점이다.  

(경주=뉴스1) 최창호 기자 = APEC 2025 KOREA (SOM1) 고위관리회의 둘째날인 25일 파푸아뉴기니 대표단이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내 경주컨벤션센터(HICO) 정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24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HICO에서 APEC 21개 회원국 대표단 등 2000여명이 28개 회의체를 구성해 총 100여 차례의 회의를 개최한다. 2025.2.25/뉴스1

(경주=뉴스1) 최창호 기자 = APEC 2025 KOREA (SOM1) 고위관리회의 둘째날인 25일 파푸아뉴기니 대표단이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내 경주컨벤션센터(HICO) 정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24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HICO에서 APEC 21개 회원국 대표단 등 2000여명이 28개 회의체를 구성해 총 100여 차례의 회의를 개최한다. 2025.2.25/뉴스1

 
경북도는 행사운영비 577억원, 정상회의장 리모델링 137억원, 주차시설 보강 39억원, 미디어센터 건립 66억원, 전시·만찬장 등 행사장 조성 186억원, ‘K-콘텐츠 페스티벌’ 35억원, 경주국제포럼 15억원, 글로벌문화혁신포럼 8억원 등 국비를 확보한 상태다.

경북도는 중앙부처의 예산서를 분석해 이미 편성된 공모사업들이 APEC 분위기 띄우기를 위한 행사와 연계 추진될 수 있도록 계속 건의할 계획이다.

김 부지사는 “APEC 개최는 1조원의 생산 유발과 8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안겨주는 대규모 국제행사이자 중소도시가 세계적 명성을 가진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며 “도정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준비된 국제회의 도시 경북 경주의 면모를 세계에 알리고 역대 가장 성공적인 APEC 정상회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