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비 후보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론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회의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 이유로 일본·인도·호주 등이 서로 다른 위치에 있다면서 "그들이 처한 환경도 상당히 다르다"고 밝혔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가운데)가 4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 안보협력과 관련, "지난 6~8개월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협력이 계속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라고 말했다.유튜브
다만 콜비 후보자는 동맹국인 한국이 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 대표적인 예로 그는 최근 대만 입법원에서 국방 예산이 감축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상당히 당황스럽다(disturbed)"라면서 "저는 대만과의 정책에 대한 대화 및 권고에서 그들이 한국과 비슷해지도록 유도하려고 노력해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해 "훨씬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도 했다.
콜비 후보자는 동맹국의 방위 분담과 관련, "이스라엘·한국·폴란드 등은 정말로 제 몫을 하고 있으나 동맹 네트워크에 있는 큰 경제의 국가들은 그들 몫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그는 "나는 러시아가 유럽을 무자비하게 짓밟거나 북한이 한국을 점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콜비 지명자는 대 중국 강경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콜비는 트럼프 1기 때 러시아와 중국과의 경쟁에 미국의 군사력을 재집중시킨 2018년 국가 방위 전략의 주요 설계자였다"면서 "그는 현실주의 외교 방식으로 유명하며 트럼프표 '미국 우선주의' 세계관의 핵심 인물"이라고 평했다.
콜비는 대선 전인 지난해 4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차기 미정부의 최우선 외교·안보 과제는 중국과의 군사적 균형”이라며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방어에서 대중국 억제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까지 고려한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 "中 부상 막으려 한국 등 동맹과 협력"
이날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랜도 후보자는 "지난 30년간 경험한 바와 같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가 됐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가 2025년 3월 4일 워싱턴 DC 캐피털힐에서 열린 미 상원 외교위원회 국무부 부장관 지명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중국의 주변국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 우리와 긴밀히 협력하는 데 적어도 우리만큼의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협력 대상국은 한국과 일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원국이었다.
변호사 출신의 랜도는 트럼프 1기 2019∼2021년 주멕시코 대사로 발탁됐다. 당시 불법 이민을 최우선 과제로 다뤄 트럼프의 눈에 들었다. 대사 시절에 당시 트위터(엑스·X)로 팔로워를 공개 모집하는 등 구설을 부른 적도 있다.

매슈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 대사 후보자가 2022년 8월 4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매슈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 후보자도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러시아는 미국이 아닌 유럽의 최대 위협이라며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에 방위비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휘태커 후보자는 "미국의 최대 지정학적 위협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라며 "미국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나토 회원국을 향해 오는 6월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까지 방위비 기준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약속을 이행하고, 방위비 목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해온 GDP 대비 5%로 인상하라고 촉구했다.
아이오와주(州)에서 검사로 일한 적이 있는 휘태커는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11월 법무부 장관 대행으로 취임해 2019년 2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취임할 때까지 재임했다.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