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없는 꽃축제?…"그래도 꽃은 핀다" 봄축제 여기부터 스타트

3월 들어 남도부터 꽃축제가 북상한다. 3월 말 전남 신안군 선도에서는 수선화축제가 열린다. 사진 신안군

3월 들어 남도부터 꽃축제가 북상한다. 3월 말 전남 신안군 선도에서는 수선화축제가 열린다. 사진 신안군

시국이 어수선한 데다 경기까지 얼어붙어서일까. 3월인데도 봄기운이 안 느껴진다. 살랑이는 봄 바람, 화사한 꽃 소식이 더 간절하다. 예년보다 늦긴 했어도 멀리 남도에서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띄엄띄엄 들려온다. 조금만 기다리면 산수유, 벚꽃이 흐드러졌다는 소식도 올라올 테다. 올봄 가볼 만한 꽃축제를 정리했다.

광양 매화 14~16일 절정 예상

지난해 봄, 전국 지자체마다 꽃축제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2023년을 기준으로 꽃축제 기간을 앞당겼는데 예상보다 개화가 늦어진 탓이었다. ‘꽃 없는 꽃축제’라는 비아냥도 들었으나 어쩌겠나. 점점 날씨를 종잡기가 어렵다.

광양매화축제가 이달 7~16일 전남 광양 매화마을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현장 모습. 뉴스1

광양매화축제가 이달 7~16일 전남 광양 매화마을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현장 모습. 뉴스1

올해는 날짜를 뒤로 미룬 축제가 많다. 딱 하나 예외가 있다. 전남 광양 매화축제다. 지난해보다 하루 이른 이달 7일 시작해 16일까지 축제를 연다. 광양 매화축제는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된 광양시 매압면 매화마을이 주요 무대다. 섬진강변과 청매실농원 등에 조성된 19만8000㎡ 면적의 매화밭에 해마다 약 100만명이 찾아든다.  
올해는 처음으로 축제 입장료(어른 5000원)를 받는다. 대신 같은 금액의 지역사랑 상품권을 돌려줘 축제장이나 지역 식당에서 쓸 수 있다. 한데 매화는 언제 절정일까? 광양시에 물어보니 4일 현재 개화율은 5%이었다. 축제 후반부가 돼야 흐드러진 매화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산수유가 유명한 전남 구례군에서는 이달 15~23일 산수유꽃축제가 개최된다. 백종현 기자

산수유가 유명한 전남 구례군에서는 이달 15~23일 산수유꽃축제가 개최된다. 백종현 기자

광양 매화축제와 비슷한 시기에 개최했던 전남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이달 15~23일 열린다. 신청자에 한해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임창정·나태주 등 가수가 출연하는 공연도 볼 수 있다. 전남 신안군도 다양한 꽃 축제를 준비했다. 여러 섬을 각기 다른 색으로 꾸미는 ‘색깔 마케팅’을 펼쳐온 신안군은 올해 처음으로 임자도 홍매화축제(3월 6~9일)를 연다. 선도에서는 3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수선화축제를 개최한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벚꽃 보고 에어쇼도 구경하고

매화가 지고 바람에 온기가 실린다 싶으면 벚꽃이 핀다. 꽃에 무심한 사람도 들썩이게 하는 벚꽃은 언제 볼 수 있을까? 올겨울 평균 기온이 지난해보다 2.5도 낮았던 탓에 벚꽃 개화도 늦어질 전망이다. 산림청은 3월 중순 제주도를 시작으로 4월 초 중부지방에서 만개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 3월 기온이 확 오르면 벚꽃 개화 시점은 얼마든지 당겨질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에서는 공군 특수비행팀의 에어쇼도 볼 수 있다. 뉴스1

국내 최대 규모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에서는 공군 특수비행팀의 에어쇼도 볼 수 있다. 뉴스1

국내 최대 규모 벚꽃축제인 진해 군항제는 이달 28일 막을 올려 다음 달 6일까지 진행한다. 지난해보다 축제를 닷새 늦춘 경남 창원시는 4월 2일께 벚꽃 만개를 예상한다.  
군항제가 열리는 창원시 진해구에는 벚꽃 명소가 수두룩하다. 여좌천 로망스 다리와 경화역, 군항제 기간에만 특별 개방하는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기지 사령부가 대표적이다. 벚꽃 말고도 볼거리가 다채롭다. 공군 53 특수비행전대의 블랙이글스 에어쇼, 클래식·전자음악 야외공연 등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는 너무 일찍 봄꽃축제를 연 탓에 축제가 끝난 뒤에 벚꽃이 만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는 너무 일찍 봄꽃축제를 연 탓에 축제가 끝난 뒤에 벚꽃이 만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전남 영암군에서는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왕인문화축제가 열린다. 왕인박사를 기리는 행사이지만 방문객 대부분은 벚꽃을 보러 간다. 수령 50년이 넘는 왕벚나무가 도열한 ‘100리 벚꽃길’이 장관이다. 경북 경주시의 대릉원 돌담길 벚꽃축제는 이달 28~30일 개최를 준비 중이다.
서울의 주요 벚꽃축제는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축제는 4월 2~6일 열리고, 여의도 봄꽃축제도 같은 시기가 유력하다.

맛있는 이야기 '홍콩백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