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도립국악원이 관람객 선물용으로 구입한 전북 무형문화재 29호 장동국 사기장의 도자기 찻잔 세트. 페이백 의혹 등이 불거지자 유영대 도립국악원장이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달 28일 본인 집무실에 쌓인 도자기 상자를 무작위로 뽑아 내용물을 확인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다. 사진 전북도립국악원
장연국 도의원 “공문서 위조 의심”
이와 관련, 전북자치도는 7일 “진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북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장연국 의원(비례대표)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도립국악원이 관람객 선물용 도자기를 납품받는 과정에서 이른바 ‘페이백(pay back, 상품을 살 때 지불한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유영대 도립국악원장이 업체 측으로부터 도자기 값 일부를 돌려받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국악방송 사장을 지낸 유영대(69) 원장은 지난해 2월 도립국악원 역사상 첫 민간인 원장에 임용됐다. 전북도는 그간 도립국악원장에 공무원을 파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2023년 말 개방형 직위(4급)로 전환해 공개 모집 절차를 밟았다가 내정설이 불거지자 재공모를 통해 유 원장을 발탁했다. 임기는 2년이다.

김관영(왼쪽) 전북지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 도시에 전북특별자치도가 선정된 후 경쟁을 펼친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12월 말 380개 완벽히 납품’은 거짓말”
장 의원은 “물품을 살 때 기안서를 올리고 물건이 들어오면 제대로 왔는지 검사하는 게 상식적 절차인데, 도립국악원 담당 직원에게 두 차례 물어보니 ‘12월 말까지 주문한 도자기 380개가 완벽히 들어왔다’는 답을 들었다”며 “내부 제보 등으로 의심쩍어 2월 28일 오전 도의회 직원과 불시에 도립국악원에 갔더니 도자기 상자는 180개만 있었다. 나머지 200개는 우리가 돌아간 뒤 그날 오후에야 도착했다”고 했다.
장 의원은 도립국악원 측이 현장 실사에 대비해 빈 상자 일부를 실제 도자기가 든 상자 사이에 쌓아 뒀다는 내부 증언도 확보했다. 장 의원은 “도립국악원 측이 보낸 기안서엔 유 원장과 담당자 사인, 도자기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모두 가짜”라며 “계약법 위반이자 허위 공문서 작성에 해당하므로 도정 질의 때 도에 감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북도립국악원이 관람객 선물용으로 구매한 도자기 찻잔 세트. 사진 전북도립국악원
국악원 “35사단 음악회 취소…계약 합법”
행정 예산은 1년 단위로 마감하는데 당해 회계 연도에 지출하지 않으면 모두 ‘불용 처리’ 돼 반납해야 하는 탓에 갑자기 붕 뜬 음악회 예산을 부족한 국악원 홍보물을 구입하는 데 썼다는 게 도립국악원 설명이다. 대신 35사단 음악회는 별도 예산을 세워 4월 19일에 열기로 했다고 한다.

전북도립국악원이 관람객 선물용으로 구매한 도자기 세트가 원장실에 쌓여 있다. 사진 전북도립국악원
유영대 원장 “한 푼 받은 적 없다”
유 원장은 “고향을 위해 봉사하려고 맡은 자리인데 제 돈을 썼으면 썼지 1원 한 푼 받은 적 없다”며 “페이백 의혹을 듣는 것 자체가 모욕”이라고 했다. 이어 “공무원이 처음이라 기안서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점과 직원이 잘못 답변한 것은 제 재가가 없었더라도 모두 부서장 책임”이라며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전북도에 감사를 청구해 억울함을 풀겠다”고 했다.
▶'K컬처 메카' 전북도립국악원
1986년 설립된 전북도립국악원은 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을 두고 판소리를 비롯한 다양한 국악 예술 무대를 선보이는 등 우리 전통 음악의 대중화·세계화에 앞장서 온 국악 교육·공연의 메카다. 전북도가 236억원을 들여 지은 도립국악원 신청사는 오는 5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1986년 설립된 전북도립국악원은 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을 두고 판소리를 비롯한 다양한 국악 예술 무대를 선보이는 등 우리 전통 음악의 대중화·세계화에 앞장서 온 국악 교육·공연의 메카다. 전북도가 236억원을 들여 지은 도립국악원 신청사는 오는 5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