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강정현 기자
7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교보생명에 따르면, 신 회장과 어피니티ㆍGIC는 주당 23만4000원으로 풋옵션 가격을 산정했다. 2012년 투자원금(24만5000원)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어피니티ㆍGIC가 각각 보유지분 9.05%(4350억원)와 4.5%(2150억원)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하고, 신 회장은 해당 지분을 신한투자증권 등 금융회사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협상이 타결됐다.
본래 주주 간 계약서에선 신 회장이 투자원금 이상을 돌려주기로 되어 있으나, 최근 교보생명 기업가치가 낮아진 점(주당 19만8000원ㆍ기업가치 약 4조원), 어피니티ㆍGIC는 차입금이 별로 없이 13년간 배당으로 원금 상당수를 돌려받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은 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GIC, IMM PE, EQT)이 지난 2012년 9월 1조2000억원(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 24%를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주주 간 계약에는 회사가 약속한 기한(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IPO가 무산되자 어피니티는 2018년 주당 41만 원에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회장은 계약 자체가 무효라며 대금 지급을 미뤄왔다.
컨소시엄의 56%를 차지하던 어피니티·GIC 측이 신 회장과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머지 투자자인 IMM PE·EQT(각각 5.23% 보유)도 조만간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MM PE는 투자회수 지연에 따른 이자부담, 공동투자 LP(국민연금)의 원금 보전 등을 고려하면 주당 31만원 이상이 적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 회장이 EY한영을 제3평가기관으로 선정하고 풋옵션 가격 산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들 주주는 당분간은 절차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주주간에 적절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고,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협상이 성사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로써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