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나침반’ 주요 경제지표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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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의 목적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많이 남기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불황’과 자산의 몸값이 오르는 ‘호황’의 순환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일명 ‘사이클 투자’다. 주가는 경기순환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기 예측 지표를 활용하면 코스피의 방향성도 감지할 수 있다. 물론 경제지표만으로 모든 증시 흐름을 단정할 순 없지만, 지표도 보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내비게이션(예상치)과 백미러(과거치) 없이 운전하는 것처럼 위험하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트인 ‘머니랩’이 ‘사이클로 투자하라’ 시리즈의 첫 순서로 코스피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주요 경제지표 읽는 법을 총정리했다.

김영옥 기자
◆코스피와 같이 가는 백미러들=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지표다. 경기예측 전문가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가 2010~2025년 1월까지 코스피와의 상관계수를 구한 결과 0.86이란 높은 숫자가 나왔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다는 의미다. 이는 같은 기간 0.41이 나온 OECD 경기선행지수보다도 높다.

김영옥 기자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도 코스피와 비슷한 추세로 움직인다. 이 지표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매달 400개가 넘는 기업을 설문조사해 산출한다. 설문 결과 미국 제조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측되면,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 실적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코스피와 동행하는 흐름을 보인다.
최근 이 지표는 상승 추세다. 올해 1월과 2월 ISM 제조업 지수는 모두 경기 확장을 나타내는 기준점인 50을 넘어섰다. 다만 미국 제조업 회복이 한국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미국 제조업 회복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대미 수출 흐름이 미약하다가 하반기 중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비슷한 원리에서 코스피 예측 지표가 된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외국인 자금이 높은 이자를 기대하고 미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달러당 원화값이 하락(환율상승)하기 때문에 코스피에는 좋지 않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달러당 원화값 상승(환율하락)으로 코스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김영옥 기자
◆앞으로 코스피 전망은=앞서 설명한 코스피의 내비게이션·백미러 지표를 활용해 앞으로의 코스피 방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우선 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장단기 금리 차 등 선행지수 구성 요소가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1월부터 ISM 제조업 지수도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환율 역시 올 초 1470원대에서 점점 내려오는 추세에 있으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올해 초 4.7%를 찍고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지표를 종합해 보면 코스피는 당분간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코스피 상승 추세가 장기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이는 다시 미래의 지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방향을 가늠해야 한다.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크레딧 팀장은 “앞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7%와 4.7%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금리가 4.4%라면 앞으로 더 하락할 여지가 있고, 그만큼 코스피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3.7%까지 떨어진다면 그때는 다시 코스피를 팔고, 미국 주식 등 달러 자산을 사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익 교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스피는 명목 GDP에 비해 25% 저평가돼 있어, 앞으로 3400포인트까지 오를 여력이 있다”며 “올해 한국 증시는 세계에서도 가장 많이 오르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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