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백설공주' 스틸컷. 중앙포토
개봉을 앞둔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무리한 각색에 대한 대중의 반발을 의식해 영국 런던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시사회를 취소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등에 따르면, 디즈니 측은 오는 21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런던에서 프리미어 시사회와 레드카펫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한 소식통은 "디즈니 측은 백설공주에 대한 반발을 예상해 엄격하게 통제된 소수의 언론 행사만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것이 런던 프리미어 시사회를 진행하지 않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이유"라고 데일리메일에 전했다. 이어 "레이첼 지글러가 언론으로부터 받는 질문의 양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약 4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 이 영화는 원작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각색해 제목에서 '일곱 난쟁이'를 빼고, 백설공주의 주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설공주 역은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가 맡았는데, 콜롬비아와 폴란드 혼혈인 지글러가 백설공주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중들은 지글러의 피부색이 눈처럼 하얀 피부를 의미하는 '백설(Snow White)'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일부는 그를 '흑설공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글러가 2022년 한 인터뷰에서 "백설공주 원작 영화는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발언한 것도 팬들의 분노를 샀다. 그는 극 중 왕자에 대해서도 "백설공주를 스토킹하는 남자"라며 "이상하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여왕 역에 갤 가돗이 캐스팅된 데에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은 이 영화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돗은 지난 수년간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해왔다.
메트로는 "지난해 8월 첫 번째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일곱 난쟁이를 만드는 데 CGI(컴퓨터 생성 이미지)를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아 140만개 이상의 '싫어요'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디즈니의 실사판 영화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3년 개봉한 '인어공주'에서 주인공 에리얼도 원작에서 하얀 피부의 빨간 머리를 가졌으나 실사 영화에서 이미지가 다른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결국 수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인어공주는 흥행에 실패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한편 백설공주는 국내에서 오는 1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