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의 허사이 그룹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벤츠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수개월간 신중히 검토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벤츠가 허사이의 라이다를 자사 스마트카에 적용하기로 한 이유로 저렴한 가격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꼽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외국 자동차 제조사가 중국 외 지역에서 판매될 모델에 중국산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벤츠와 허사이의 협력은 미국이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의 차량에 중국산 부품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용을 제한하려는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허사이는 라이다 센서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라이다는 발사된 레이저가 사물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와 형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중국 매체 커촹반르바오(科創板日報)에 따르면 허사이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럽 최고 수준의 자동차 업체와 다년간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회사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허사이는 과거 미국에서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재 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2023년 허사이의 라이다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 장착될 경우 기반 시설 및 군사 시스템과 관련된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국방부는 같은 해 1월 허사이를 ‘중국군과 관련된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
그러나 허사이는 이 조치가 자의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후 미국 국방부는 같은 해 8월 허사이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