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현지시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 중인 러시아 군인들. AP=연합뉴스
앞서 러시아 특수부대는 지난 주말 현재 사용하지 않는 가스관을 이용해 수자 침투 작전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타스통신이 입수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러시아군 병력은 가스관 내부를 기어 약 15㎞이상 전진한 뒤 우크라이나군을 급습했다. 러시아군의 압티 알라우디노프 아흐마트 부대장은 “이번 작전 이후 2∼3개 마을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후퇴하고 있다”고 통신에 말했다.

러시아 특수부대 요원들이 가스관 내부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 사진 스카이뉴스 캡처
우크라이나군도 쿠르스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접경 지역인) 수미와 쿠르스크 상황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병된)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줄을 지어 본격적으로 진격하고 있다”며 “실제로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며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북한군의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8월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장갑차가 국경지대인 수미주에서 불타고 있는 차량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점령지 상실은 쿠르스크 일부 지역을 종전 협상 카드로 쥐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큰 악재다. 마땅한 협상 카드가 없는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를 공략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후 파손된 아파트 건물의 모습. 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지역 도모데도보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인해 파손된 차량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 한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은 “모스크바 정유 시설을 공격했다”는 텔렘그램 글을 올렸다. 해당 시설은 러시아 3위 석유 기업 가즈프롬네프트(가즈프롬 자회사)가 소유한 시설 중 최대 규모다. 구체적인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업체 측은 "시설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만 밝혔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정유 시설을 비롯해 석유 펌프장 등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수차례 감행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연료 공급과 석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려는 의도”라고 봤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비드노예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주거용 건물 옆 바닥에 파편이 널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공격이 “서방 후원자들(유럽국)을 향한 아첨”이라며 “극악무도한 민간인 살해는 젤렌스키의 신나치 정권의 고통을 보여준다”고 맹비난했다.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8명이 다치고 2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보건당국은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