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양극화

차준홍 기자
다른 서울 지역과의 격차도 심화했다. 지난 1~2월 강남 3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23억8118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억7619만원(18.8%) 뛰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다른 22개 자치구 평균 실거래가는 10억1103만원으로 같은 기간 1억3766만원(15.8%) 올랐다. 강남 3구와 그 외 지역의 집값 차이는 지난해 1~2월 11억3152만원에서 올해는 13억7015만원으로 벌어졌다.
여기에 지난달 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에서 해제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조짐을 보인다. 하우스 마태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68% 오르며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강남구(0.52%)와 송파구(0.49%)도 상승 폭이 확대되며 서울 내 상승률 2·3위를 차지했다.

차준홍 기자
강남권 불씨가 주변으로 번질지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이 강남발 상승 흐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강남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정부가 추가적인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토허제 해제 이후 아파트값 상승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672조원으로 전월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 1월, 10개월 만에 9000억원 감소했는데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2월 기준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21년(9조700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크다.
금융당국은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는 추세인 데다 토허제 해제가 대출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리 수준이 지금처럼 전반적으로 내려가면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와 함께 유의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