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14일 “전 임원의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영 환경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해외 출장 최소화 등 다방면으로 원가절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와 금속노조 포항지부, 민주노총 포항지부가 현대제철 포항1공장 정문에서 포항2공장 폐쇄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노조와 타협점을 못 찾고 있는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이후 22차례 임단협 교섭을 했지만 성과급 문제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25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문 전경. 오삼권 기자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회사는 지난달 24일엔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 핵심 설비 가동을 스스로 중단하는 ‘직장폐쇄’로 초강수를 뒀다. 이에 노조는 냉연을 생산하는 전남 순천 공장에서도 부분파업을 벌이며 맞대응했다.
그러다 회사가 지난 12일 직장폐쇄를 해제하고, 13일 노조도 파업을 중단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지만 재협상은 10분 만에 결렬됐다. 노조는 재협상에서 성과급으로 ‘기본급 500%+1800만원’안 등 상향된 수준의 성과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는 “추가 제시안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노조는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에서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조속히 노조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줄 것을”요청했다. 반면, 전국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사보다 현저히 낮은 (성과급)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사 측이 성의 있는 추가 제시안을 가지고 와야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