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전날 저녁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미국 국립교향악단의 연주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오케스트라는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2번과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시카’를 연주할 예정이었다.
공연 시작 전 안내 방송이 나오던 중 밴스 부통령과 부인 우샤밴스가 박스 좌석에 들어서자 공연장에서는 야유와 조롱이 터져 나왔고, 소란은 약 30초 넘게 이어졌다.
일부 관객은 밴스 부통령을 향해 “당신이 이 공간을 망쳤다”고 소리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러한 항의에도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 응했다.
이날 공연에 밴스 부통령 부부가 참석하면서 다른 관객들은 모두 고강도의 보안 검사를 받아야 했으며, 공연 시작은 25분간 지연됐다.

지휘자 지아난드레아 노세다가 13일(현지시간) 케네디센터에서 국립 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그레넬 임시국장은 이튿날 오전 센터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불관용은 다른 분야에서의 불관용만큼이나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케네디센터에서는 모든 사람이 환영받는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케네디센터 직원들은 그레넬 임시국장이 메일에서 다양성을 언급한 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후 다양성 정책을 폐기하고 있는 행보와 모순된다는 점에서 의문을 제기했다고 WP는 전했다.
케네디센터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회장이 되면서 최측근인 그레넬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를 임시 사무국장으로 앉혔으며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밴스 부통령의 배우자인 우샤밴스 등 충성파들로 이사 자리를 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정권에서 임명된 케네디센터 운영진들이 공연장을 ‘워크’(woke·진보적 가치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적 용어)의 장소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케네디센터를 장악했다”면서 “더는 드래그 쇼(여장남자 공연) 또는 다른 반미 선전은 없을 것이다. 오직 최고의 공연만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