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뺨친 은…올해 가격 17% 치솟아, 14년래 최고 수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진열되어 있는 실버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진열되어 있는 실버바 모습. 연합뉴스

트럼프발 세계 경제 불안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국제 금(金)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국내에선 금 통장 잔액이 사상 첫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넥스트 골드’는 현재 저평가된 은(銀)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9559억원으로 집계됐다. 금 계좌를 취급하는 은행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조원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일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은(銀)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17일(이하 현지 시간) 종가 기준 33.95달러로 연초(29.03달러) 대비 16.9% 상승했다. 금융위기 이후 2011년 4월 28일 기록한 전고점 48.44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은의 가격 상승률은 금을 앞질렀다. 금 현물 가격은 17일 종가 기준 3017.71달러로 연초(2627.59달러) 대비 14.8% 올랐다. 올해 초 은을 샀다면 돈을 더 많이 벌었다는 얘기다. 금과 은의 상관계수는 0.79 정도로,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역사적으로 금이 오르면 은은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은 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헷지(위험회피) 수단인 동시에, 태양광 패널 등 산업용 수요도 굉장히 높은 자산군"이라며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저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이 금보다 변동성도 큰 경향이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전자산으로 관심을 받고, 은 수요가 많은 중국 제조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확장’ 국면으로 돌아선 것은 호재다. 그러나 관세전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점은 투자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