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 우크라 최대원전 운명은…트럼프 "미국이 소유" 제안

자포리자 원전. 소련 시절 건설돼 독립과 함께 우크라이나 소유가 됐으나 2022년부터 러시아가 점령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력의 20%를 생산하고 있었다. EPA=연합뉴스

자포리자 원전. 소련 시절 건설돼 독립과 함께 우크라이나 소유가 됐으나 2022년부터 러시아가 점령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력의 20%를 생산하고 있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일부 원자력 발전소와 전력 시설의 미국 소유 방안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가 돌려 받고 미국이 운영·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SNS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고 썼다. 전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의견을 조정하는 통화였다고 트럼프는 밝혔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휴전 협상이 순조롭다고 알렸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 내용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공유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원전 등을 소유,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미국의 전력 및 발전소 관리 전문성이 원전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미국 소유권이 발전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CNN 등 외신들은 "트럼프가 자포리자 원전에 투자해 개조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와 통화 이후 기자회견에서 "(휴전 협상에) 어떤 압박도 느끼지 않았다"면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원전을 돌려받으면 미국이 투자해 현대화하는 식으로 소유권을 갖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 로이터=연합뉴스

자포리자 원전.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2022년 러시아에 강제 점령된 이후 운영을 멈추고 방치된 상태다.

앞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광물 개발을 통해 안전 보장을 도모한 적이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채굴 회사와 설비를 세우면 러시아가 침공하지 못할 거라는 주장이었다. '이번 통화에서도 광물 협정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백악관은 "경제적 광물 협정에서 벗어나 이제 평화의 자리로 이동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밖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가적인 방공 시스템, 특히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을 요청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유럽에서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것을 휴전 조건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무기 확보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