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가운데, 헌법재판소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헌재가 지금은 존경의 대상이지만, 탄핵심판 선고 시점이 이번 주를 넘어가게 되면 국민들의 원망이 헌재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하게 인용 판결을 하지 않는다면, 갈등 비용과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큰 지를 헌재가 알아야 한다”며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헌재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애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여권에서 ‘각하’ 혹은 ‘기각’ 주장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기들 세력을 묶고, 단결하려 하는 일종의 공작적 발언”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원내 지도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서울 재동에 있는 헌재로 향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를 향해 “극우 통치와 권위주의를 종식하기 위해 헌재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신속히 파면을 결정할 것을 강조한다. 역사적 책무와 소임을 가지고 재판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도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선고를 해서 마무리하라”(김용민 의원)거나 “헌재가 5공화국 시절의 유신 헌법이 아니라 지금의 헌법을 지켜야 한다”(백혜련 의원)고 거들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계란을 얼굴에 맞은 후 윤석열 지지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조기 대선을 준비 중인 김두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헌재가 이재명 대표의 2심 재판을 보고 심판을 내리려는 저의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적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일인 26일 이후에 윤 대통령 선고가 나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헌재가 이렇게 판결을 늦출 자격은 눈곱 만큼도 없다”며 “당장 파면 선고를 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최악의 기득권 집단이자 개혁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