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보 정한석…2년째 공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장 오늘 확정

지난해 10월 2일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모습. 송봉근 기자

지난해 10월 2일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모습. 송봉근 기자

2년째 공석인 부산국제영화제(BIFF) 수장이 20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BIFF 집행위원장 후보로 정한석 BIFF 프로그래머가 단독 추천됐으며, 이번 후보 추천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BIFF 조직위원회는 20일 오후 3시 임시총회를 열고 집행위원장 후보에 대한 인준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임시총회는 BIFF 이사회 24명 중 과반수가 참석해야 열리며, 참석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집행위원장을 확정한다.  

영화계 관계자는 “매년 10월에 열리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는 9월에 열리는 등 준비 기간이 촉박해 큰 이변이 없는 한 정 후보자가 집행위원장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론과 실무를 두루 거친 정 후보의 경력 덕분에 이번 후보 추천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정 후보 2019년 BIFF 프로그래머 활동...국제 네트워크는 취약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정한석 한국 영화 부문 프로그래머.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정한석 한국 영화 부문 프로그래머.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정 후보는 2002년 씨네21 영화평론상 수상 이후 씨네21 기자 및 영화평론가로 활동해 왔다. 2019년부터 BIFF에 합류해 한국 영화 부문 프로그래머를 맡아왔다. 또 부일영화상 심사위원, 전주국제영화제 및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 그리고 피렌체한국영화제와 홍콩아시아필름어워즈 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국내 영화 산업과 영화제를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오랫동안 수행해 온 정 후보는 상대적으로 국제적인 네트워크는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BIFF 내부적으로는 BIFF에서 6년 동안 몸담아 온 정 후보가 집행위원장으로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IFF 한 관계자는 “BIFF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정 후보가 집행위원장을 맡게 돼 기대된다”며 “프로그래머의 연령이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 젊은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4번째만에 최종 후보 선정…20일 선출되면 집행부 5인 체제 운영

정 신임 집행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하기까지 총 4번의 공모를 거쳤다. 2023년 5월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의 사임 이후 2024년 1월과 3월 공모를 진행했지만, 집행위원장을 뽑지 못했다. 결국 2024년에는 박도신 부집행위원장을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체제로 집행위원장 없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치렀다.  

올해 1월 3번째 공모에서 6명의 지원자가 참여해 2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박광수 BIFF 이사장이 이들에 대해 적임자가 없다며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선출이 무산됐다.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와 영화제를 운영하는 BIFF 사무국 간에 집행위원장 ‘인재상’에서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송봉근 기자. 2024.10.04.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송봉근 기자. 2024.10.04.

 
박광수 BIFF 이사장은 “좋은 사람을 뽑으려고 해도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공모에 참여하는 지원자가 많지 않다”며 “집행위원장은 부산에 거주해야 한다거나 임기 4년 내내 상근직으로 활동해야 하는 등 손봐야 할 부분은 고치고, 선출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론에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3일 4번째 공모를 진행했고, 후보자 2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면접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정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정 후보가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되면 BIFF 집행부는 박광수 이사장을 비롯해 강승아 부집행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운영위원장 등 5인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 7일 퇴사한 박도신 부집행위원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