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GTC 2025)가 열리고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가진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CEO는 인텔 지분 인수 건에 대해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제안이 온 적이 없다”라며 “내가 초대받지 못한 파티”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는 대만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면서 엔비디아·AMD·브로드컴·퀄컴 등과 컨소시엄을 꾸릴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TSMC를 압박하며 적자의 늪에 빠진 ‘인텔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인텔 인수 참여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달 2일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대해 “단기적으로는 우리 재무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첨단 AI 칩 생산을 TSMC에 맡기고 있어 미국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황 CEO는 “(엔비디아는) 매우 민첩한 공급망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공급망은 단순히 대만·멕시코·베트남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제조시설이 추가된다면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딥시크발 ‘고비용 AI 칩 거품론’은 “완전히 틀렸다”고도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투자자 간담회에 참석한 황 CEO는 “딥시크가 대중화한 추론모델 R1은 컴퓨팅 수요를 훨씬 더 높였다”고 말했다. 딥시크가 저비용·고성능 칩을 앞세워 AI 추론 모델 경쟁에 불을 붙인 덕분에 시장에선 칩 수요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황 CEO는 하반기 출시를 앞둔 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에 삼성전자의 HBM3E가 탑재될 가능성에 대해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뛰어난 회사이고 베이스다이(HBM 맨 아래 탑재되는 핵심 부품)에서 ASIC(주문형 반도체) 칩과 메모리를 결합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라고 말했다.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일각에선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삼성전자의 HBM은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던 것보다는 다소 나아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에는 SK하이닉스의 HBM이 사실상 독점 공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