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안전부 정문. 홍콩 동방일보 캡쳐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 19일 공식 SNS인 웨이신 계정을 통해 필명 ‘안평(安平)’이 작성한 “‘고지능’ 간첩? 사형!”이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게시물은 국책연구소의 류(劉)모 보조엔지니어가 불공정한 대우와 승진 누락 등을 이유로 불만을 품고 스스로 사직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소를 그만두기 전에 멋대로 대량의 기밀 자료를 USB 등에 나눠 복사해 보관하면서, 기회를 엿보아 보복하고 전직 상사를 협박할 준비를 마쳤다. 안전부는 국책기관의 구체적인 명칭은 밝히지 않았다.
류 연구원은 퇴직 후 모 투자기관에 근무하면서 내규를 위반하면서 무리한 투자를 하다 실패했다.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던 류 씨는 이때 적국에 정보를 팔아넘길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고 안전부는 전했다.
안전부에 따르면 류 씨는 기밀을 다룬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정보 판매 및 수사를 피할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거래 목표를 특정 해외 스파이 정보기관으로 설정하고 주도적으로 접촉했다. 그는 기밀 전자 자료를 분리해 포장하고, 자료 목록을 작성하는 동시에 여러 금융 플랫폼에 계정을 개설하는 등 수금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후 그는 비실명 은행 카드와 여러 장의 휴대폰 SIM 카드를 구매해 지속해서 연락 방법을 바꿨다. 심지어 여러 가명을 사용하면서 실제 신원을 은폐하고 미리 약속한 암호로 연락을 이어갔다. 하지만 해외 정보기관이 매우 싼 가격으로 그의 기밀 자료를 확보한 뒤 연락을 끊었다.
이후 류 씨는 범행 수법의 허점을 보완한 뒤 다시 기밀 자료를 가지고 해외로 나가 판매했다. 반년 동안 비밀리에 여러 나라를 전전하면서 중국의 국가기밀을 심각하게 누설했다고 안전부는 주장했다.
또 류 씨와 해외 정보기관이 주고받은 연락 정황을 포착한 중국 국가안전 관련 기관이 그를 체포했다. 수사 과정에서 류 씨는 모든 범죄를 인정했다. 결국 류 씨는 간첩죄, 불법국가기밀 제공죄로 사형을 판결받고 정치적 권리를 영구 박탈당했다.
다만 안전부는 류 씨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