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듀센근이영양증 치료법 연구진.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교수, 서울의대 의과학과 최무림 교수, 전은영 학생(왼쪽부터).
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최무림 서울의대 의과학과 교수팀은 20일 듀센근이영양증 환자와 동물 모델의 근육 조직을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EZH2 유전자가 과활성화하면 근육 재생이 저해된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근육 조직 손상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현재 듀센근이영양증에 쓰이는 대표적 치료제는 스테로이드다. 염증 완화 효과가 있지만, 장기 사용 시 근육 섬유화나 성장 장애 등 부작용도 뚜렷하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포 증식·분화를 조절하는 EZH2 유전자에 주목했다. 인간 환자와 동물 모델 샘플을 분석해보니 양쪽 모두 EZH2 유전자의 과활성화가 근육 섬유화·염증과 직접 연결됨을 확인했다.
또한 동물 모델에 EZH2 억제제를 단독 투여하거나 스테로이드와 같이 투여했더니 근육 섬유화는 감소하고, 근섬유 크기가 증가하면서 정상 근육과 유사하게 회복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EZH2 억제제가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근육 재생 촉진, 근력 향상 등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채종희 교수는 "듀센근이영양증 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임상에서 상용화된 치료법이 많지 않다. 스테로이드 치료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고,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 치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