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된 제57기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요 시장인 미국 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어떠한 정책 변화에도 유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공식 가동해 아이오닉5·9를 생산하고,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도 본격화할 것”이라며 “협력사(SK·LG)와 총 126억 달러(18조4000억원)를 투자함으로써 자동차 조립공장과 2개의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해 추가 생산역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와 완성차업계의 합작 충전업체인) ‘아이오나(IONNA)’를 통해 미국 내 3만기의 충전소가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소비자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 오토’에서 신차를 파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이달 26일 준공식을 갖는 HMGMA는 연간 생산능력이 최대 50만대로 자동화 설비가 설치돼 생산성이 높고,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혼류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기존 조지아주 기아 공장(연 35만대 생산),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연 33만대 생산)까지 합치면 미국 현지에서 연 120만대가 생산 가능하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현대차·기아 합산 170만8293대)의 70%에 달한다.
무뇨스 사장은 “당사는 지난해 8월 발표한 ‘2030전략’을 통해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131조원)를 투자해 21종의 신규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7개에서 14개로 확대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까지) 200만대까지 늘리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올해 아이오닉9, 펠리세이드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모델, 차세대 수소차 넥쏘 후속모델 등 10개 신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내 캐스퍼EV, 아이오닉9 등 전기차 신모델 출시 ▶중국 전용 전기차 출시 ▶사우디아라비아 반조립(CKD) 생산기지로 중동 공략 등도 거론됐다.

김영옥 기자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도 공개됐다. 무뇨스 사장은 “아마존,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며 “GM과 차량 개발, 부품 조달 등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웨이모의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수소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 개발을 시작해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싼 ix FCEV’를 출시했지만, 정관에 수소사업을 명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인아 현대차 에너지&수소MI실 상무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수소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1만2866대였는데 현대차가 3836대(점유율 29.8%)를 팔아 1위였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57회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이달 12일부터 부과된 미국의 수입산 철강 관세(25%)와 추가적인 무역장벽에 대비해 회장 직속 글로벌통상정책팀도 신설된다. 국내외 통상환경을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다. 팀장은 외교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획단 팀장 출신인 김경한 커뮤니케이션 본부장(부사장)이 맡는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관세 전쟁 격화로 수출 여건이 악화하고 원화 약세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전망된다”며 “장기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