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발생하는 단기적인 변동성을 견디지 못한다면 수십년간 우상향해 온 미국 주식시장에서 그 어떤 수익도 얻을 수 없다는 경험을 되돌아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는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최근 미국 증시의 변동성은 저가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남 대표가 지금 미국 증시에 투자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는 ‘관세 전쟁’ 이다. 관세 정책은 수혜를 보는 국가와 피해를 보는 국가가 뚜렷하게 갈린다. 미국은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며 미국으로 제조업을 이전하고, 미국 내 투자를 활성화시키려 한다. 남 대표는 “수혜국은 투자를 늘리고, 피해국은 투자를 줄이는 게 당연한 전략”이라며 “특히 미국은 인공지능(AI)으로 산업구조 변화를 주도하며 각종 수혜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세 전쟁 공포로 미국 증시가 단기적인 조정을 겪는 시기가 AI 핵심 기업에 투자를 늘릴 기회라는 주장이다.
남 대표는 “AI 분야 중에서도 소프트웨어와 보안, 금융 관련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AI반도체 등 인프라에는 많은 투자가 이뤄졌지만, 소프트웨어와 이를 활용할 디바이스에는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해당 기업을 미리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시장별·종목별 수익이 지난해보다 양극화되고, 기업을 꼼꼼히 선별하지 않으면 초과 수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과 중국 증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봤다. 특히 일본에 대해서는 “30여년 간의 구조조정과 응축된 잠재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탄탄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진했던 내수가 회복되면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점진적인 엔화 강세 역시 일본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일본 내수 부양을 위해서는 근로소득과 자산소득 모두를 늘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 증시가 추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올해 한국 증시는 어떨까. 그는 “탄핵 등 정치 문제가 일단락되고, 중국 경제 반등으로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온기가 돌 것”이라고 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한국보다는 미국·유럽·일본 등으로 자산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남 대표는 “한국 경제 성장에 유리했던 세계화 추세가 한풀 꺾인데다 AI를 주도하는 한국 기업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