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경북 의성군 의성읍 중리리 마을이 산불로 발생한 연기에 휩싸여 있다. 산불이 옮겨붙은 공장 건물이 불에 탄 모습이다. 김정석 기자
“손쓸새 없이 공장 화염 휩싸여”
김 대표는 “산불이 공장 쪽으로 빠르게 번지는 모습을 보고 소방서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이미 공장이 불타고 있을 때야 소방차가 도착했다”며 “아무리 국가재난에 해당하는 산불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소방차 한 대만 미리 와있었더라도 공장이 모두 타버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23일 경북 의성군 의성읍 중리리 마을이 산불로 발생한 연기에 휩싸여 있다. 산불이 옮겨붙은 공장 건물이 불에 탄 모습이다. 김정석 기자
의성읍에 있는 의성군 공설 봉안당도 산불 피해가 났다. 봉안당 외부에 마련된 추모공원은 잔디가 모두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인근 산에서 날아온 불씨가 공원에 옮겨붙으면서 잔디가 모두 그을렸고 일부 공원 비석을 녹이기도 했다.
산불이 봉안당까지 번졌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아버지 묘소를 찾아온 한 70대 여성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너희 아버지 묘지 다 타버렸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흐느끼고 있었다.
의성 전체에 깔린 자욱한 연기

23일 경북 의성군 의성공설봉안당 추모공원에 산불이 옮겨붙어 잔디가 시커멓게 그을려 있다. 일부 비석은 화염에 녹아내렸다. 김정석 기자

23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꺼지지 않고 있는 모습. 산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김정석 기자
산불이 강풍을 타고 광범위하게 번지면서 의성 지역 전체에 산불 피해가 속출했다. 의성읍과 단촌면, 점곡면, 옥산면, 비안면, 안평면 등지의 주택 29채가 불에 탔고 축사와 과수원 등이 피해를 입었다.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산림 1800㏊가 소실됐고 화선 길이가 무려 62.7㎞로 번졌다. 의성 산불의 진화율은 23일 오전 8시 기준으로 2.8%에 불과한 상황이다.
경북도와 산림당국은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23일 안으로 주불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헬기 51대와 소방차 등 장비 311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진화 인력도 의용소방대와 군부대 병력 등 2471명을 투입한다.
“오늘 중 주불 진화하도록 노력”

23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사무소에 설치된 지휘본부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임하수 남부지방산림청장 등이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 지역 시·군뿐만 아니라 인근에 있는 시·도에서도 지원을 받아서 최대한 오늘(23일) 중에는 주불을 진화할 생각”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실화 하나가 이렇게 큰불로 번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산불 조심 기간에는 산에 갈 때 절대 산불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