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문보경 이틀 연속 홈런…응원가 되찾은 LG, 개막 2연승 신바람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4번 타자 문보경(25)이 개막과 동시에 대포쇼의 포문을 열었다. 

23일 롯데전에서 시즌 2호 결승홈런을 터트린 LG 문보경. 연합뉴스

23일 롯데전에서 시즌 2호 결승홈런을 터트린 LG 문보경. 연합뉴스

문보경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려 LG의 개막 2연승에 앞장섰다. 그는 0-0으로 맞선 1회 2사 1루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의 5구째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LG의 10-2 승리에 발판을 놓는 선제 결승 2점 홈런이었다.  

문보경은 이미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전날(22일) 롯데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도 1회 1사 1루에서 타구를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 올 시즌 KBO리그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LG는 문보경 덕에 넉넉한 리드를 잡았고, 결국 12-2로 크게 이겼다. 이틀 연속 문보경의 홈런으로 경기 흐름을 가져온 셈이다.  

문보경은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고 101타점을 올리면서 LG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오스틴 딘의 뒤를 잇는 4번 타자 테스트를 훌륭하게 마쳤다. 염경엽 LG 감독은 종종 문보경을 4번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곤 했는데, 지난 시즌 베테랑 타자 김현수가 부진하자 계획을 앞당겼다.  

22일 롯데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터트린 LG 문보경. 뉴스1

22일 롯데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터트린 LG 문보경. 뉴스1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문보경은 지난해 후반기 4번 타자로 260타석을 소화하면서 타율 0.314, OPS(출루율+장타율) 0.954를 기록했다. 둘 다 정규시즌 성적(타율 0.301, OPS 0.879)을 웃돈다. 홈런 22개 중 12개를 4번 자리에서 때려냈다. 그 여세를 몰아 올해는 아예 4번 타자로 시즌을 출발했다. 염 감독이 자신 있게 중책을 맡겼고, 문보경도 "느슨해지지 않겠다. 더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 결과가 개막 직후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염 감독이 올해 LG의 '히트 상품'으로 공언한 왼손 선발투수 손주영의 역투도 눈부셨다. 손주영은 이날 7이닝을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새로운 국내 에이스의 탄생을 재확인했다. 개막 2연전 10경기에 등판한 선발 투수 20명 중 6이닝 이상 던지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투수는 손주영이 유일하다. 

LG는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응원가 '포에버 LG'가 울려 퍼지는 잠실에서 2연승으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 곡은 2016년 이후 저작권 문제로 사라졌는데, 올해 다시 사용 승인을 받아 9년 만에 야구장으로 돌아왔다.  

23일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LG 손주영. 연합뉴스

23일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LG 손주영. 연합뉴스

SSG 랜더스는 이날 두산 베어스를 5-2로 꺾고 인천 홈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SSG 선발 김광현은 5와 3분의 2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해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두산 새 외국인 투수 잭 로그는 6이닝 4실점으로 첫 패전을 안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이틀 연속 꺾고 LG, SSG와 공동 선두로 나섰다. 

KT 위즈는 한화 이글스와의 수원 홈 경기에서 5-4로 연장 11회 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배정대가 올 시즌 1호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2023년 홈런왕인 한화 노시환은 이날 9회 동점 홈런을 포함해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개막전에서 주루를 하다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주 뒤 재검진을 받는다. KIA는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2연전을 1승 1패로 마쳤다. 

한편 개막 2연전 기간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10경기는 모두 매진됐다. 총 관중은 21만9900명. 토요일-일요일 개막시리즈 개최 기준으로 전 경기 매진은 역대 최초다. 종전 개막 2연전 최다 관중인 2019년의 21만4324명을 넘어 신기록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