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율 0%, 미국도 알지만"…정부, 상호관세 고민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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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기자 사진 김원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5. 2. 27(목,현지시간) 09:40~10:45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미국 관세조치에 대한 면제를 요청하는 한편, 조선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관세조치에 대한 실무 협의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5. 2. 27(목,현지시간) 09:40~10:45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미국 관세조치에 대한 면제를 요청하는 한편, 조선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관세조치에 대한 실무 협의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측도 한·미 간 실효 관세율은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0%에 가깝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산업부는 대비에 나섰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미국 방문(21~23일) 성과를 소개하는 취지로 24일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 산업부 당국자는 “미국에 잘못 알려져 있거나, 해소됐는데 미국 측이 모르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번 방미 기간 자세히 설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해와 관련해서다. 다만 이런 설명이 트럼프 대통령까지 보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산업부는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의지를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데다 한국이 8대 대미 무역 흑자국이라는 점 때문에 상호관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당국자는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를 전제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상태”라며 “대미 수출이 많은 품목이 (상호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어떤 영향이 있을지, 어떤 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안 장관 역시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난 직후 가진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국이 상호관세를 피해 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에 적용될 상호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는 데 주력하는 한편 유럽연합(EU)ㆍ일본 등 주요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는 쪽으로 대미 협상의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산업부 당국자는 “미국 측에 수년간 우리 기업이 미국에 자동차ㆍ배터리 등 투자를 많이 했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면 무역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감국가 지정과 관련해서 산업부 다른 당국자는 “양국 장관이 이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확인하고,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다만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실행일 전에 민감국가 명단에서 제외될지 등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이 ‘민감국가에 지정되더라도 그동안의 협력과 향후 협력에는 지장이 없다’고 확인해줬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