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에리 프리모(왼쪽)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UGC몽마르스 극장에서 올해 공식 초청작들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19편이 먼저 발표되고, 지난달 23일 린 램지와 사에이드 르스타이의 영화와, 8일 비간 감독의 영화가 새롭게 경쟁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최고상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합하는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총 22편(11일 기준)이다. 올해 칸의 무대에는 지난해에 이어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영화들이 대거 오른다. 올해로 10번째 칸의 초청을 받은 다르덴 형제(장 피에르 다르덴·뤼크 다르덴) 감독의 신작 ‘영 마더스’가 대표적. 보호센터에 머무는 젊은 엄마 다섯명과 그들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다.

2023년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다르덴 형제(왼쪽부터 장 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다르덴 형제는 올해 10번째로 칸을 찾는다. 연합뉴스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감독은 총 7명이다. 모두 30~40대로, 관객과 평단의 인정을 받아 온 유망한 연출자들이다.
‘유전’(2018), ‘미드소마’(2019), ‘보이즈 어프레이드’(2023) 등으로 자신만의 호러장르를 개척한 아리 애스터 감독은 네 번째 장편영화 ‘에딩턴’으로 칸에 첫 방문한다. ‘에딩턴’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를 배경으로, 야망을 좇는 뉴멕시코주 마을 보안관의 이야기. ‘그녀’(2013), ‘조커’(2019)의 호아킨 피닉스, ‘가여운 것들’(2023)의 엠마 스톤, ‘듄: 파트 2’(2024)의 오스틴 버틀러 등 쟁쟁한 배우진이 화면을 채운다.
이외에도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카를라 시몬 감독의 ‘로멜리아’가 칸을 찾는다. 영화학도일 때부터 칸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 온 하야카와 치에(早川智絵) 감독의 영화 ‘르누아르’도 상영된다. 치에 감독은 2014년 시네파운데이션(현재 라 시네프)에 단편 ‘나이아가라’(2013)가 초청됐고, 2022년 첫 장편 ‘플랜 75’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상영했다. 이외에도 올리베르 락세, 올리버 허머너스, 하프시아 헤르지, 마샤 쉴린스키 감독의 영화가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다.
여성 감독의 약진도 인상적이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여성 감독의 작품은 역대 최다 편수인 7편이다. 영화제를 여는 개막작 ‘리브 원 데이’ 또한 프랑스의 여성 감독 아멜리 보닌의 작품이다.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내년에는 여성 집행위원장이 선출되길 바란다”고도 밝혔다.
국내에서 17일 개봉을 앞둔 톰 크루즈의 여덟번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중 첫 초청작이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엔 감독에 도전하는 배우들의 작품이 포함됐다. 스칼릿 조핸슨 감독의 ‘엘리노어 더 그레이트’, 해리스 디킨슨 감독의 ‘어친’이 상영된다.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오른 단편 애니 '안경'. 젊은 여성이 깨진 안경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정유미 감독은 KAFA(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전공했다. 사진 칸영화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신예 감독들의 단편영화가 두 부문에 오르며 체면치레를 했다.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안경’은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올랐다. 해당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애니메이션은 ‘안경’이 최초다. 허가영 감독의 ‘첫여름’은 학생 영화 부문(라 시네프)에 초청됐다. 이 부문은 전 세계 영화학교의 중단편 영화를 소개하며 영화인을 발굴하는 섹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