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절차적 정당성 논란 동력 커지지 못해
형법상 내란죄 철회 등 절차적 논쟁도 마찬가지다. 국회 측은 당초 소추 의결서에 ‘윤 대통령 내란 범죄에 한 총리가 공모했다’고 썼다가 지난달 변론준비 과정에서 “형사상 처벌관 관계없이 내란의 일부 행위에 가담 또는 방조함으로써 헌법상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만 탄핵 소추 이유로 하겠다”고 했다.
유사한 논란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있었고 윤 대통령 측은 그간 “내란죄 철회는 중대한 소추 사유 변경”이라며 각하론의 핵심 근거로 주장해왔다. 한 총리 사건에서 내란죄 철회를 문제 삼았을 경우, 윤 대통령 측의 각하론 동력도 커질 수 있었지만, 이날 결정문에는 관련 언급이 단 한 문장도 없었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각하 사유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임 교수는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각하 사유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의결 정족수를 명확히 언급하면서도 그 밖의 절차적 문제는 근거로 붙이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각하 사유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반면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내란죄 철회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이견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장 교수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절차적 적법성 쟁점의 핵심인 내란죄 철회에 대해 아직 재판관별 입장 정리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한 총리 사건에선 굳이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 사건에서 내란죄 철회 문제와 윤 대통령 사건의 내란죄 철회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형법상 내란죄’가 명확히 적시됐던 윤 대통령 소추 의결서와 달리 한 총리 사건은 ‘내란죄에 공모했다’는 식으로 적혀있을 뿐 ‘형법’이 적혔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한 총리 측 역시 이를 각하 사유로 적극 주장하진 않았다.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합류 가능성 작아져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그간 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몸조심하라”(이재명 대표)고까지 하면서 마 후보자 임명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헌재 다수 의견으로 문제없다는 결정문을 받아든 한 총리가 복귀한 이상, 마 후보자 임명은 당분간 보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8인 체제로 가는 셈이다.
아울러 한 총리 탄핵 의결 정족수를 대통령(재적 의원 3분의 2·200명)이 아닌 국무위원(과반·151명) 기준으로 설정해 통과(192명 찬성)된 점이 각하 사유라고 인정한 재판관이 2명뿐이라는 점도 변수 확산을 차단했다. 재판관 다수가 각하라고 봤을 경우 국민의힘은 “후임인 최상목 전 대행의 정계선·조한창 재판관 임명도 무효”라는 주장을 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尹 선고 시기 예상 엇갈려
또 이틀 연속 선고를 진행했던 사례가 헌정사 한 차례뿐이라는 점에서 28일 선고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최우선 심리” 입장을 넘어 이제,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 전까지로 선고 기일을 길게 전망해야 할 상황이 됐다. 임지봉 교수는 “한 총리 사건을 결론지어 국정 공백을 차단했으니, 윤 대통령 사건도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반면 장영수 교수는 “한 총리 사건 결정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아 윤 대통령 사건도 결론 합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