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한 철강으로 자동차를 만든다.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나란히 서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차가 이날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한 반응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함께 서서 연설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미국에 대한 31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AP=연합뉴스
정의선 “미국의 철강 및 자동차 공급망 강화”
이날 현대차가 공개한 210억 달러의 대미 투자는 자동차 생산 분야의 86억 달러(약 12조6300억원), 부품·물류·철강 분야의 61억 달러(약 9조원),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 대한 63억 달러(약 9조25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정 회장은 이 중 현대제철이 건립할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강조하며 30억 달러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도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철강과 에너지를 비롯한 자동차 생산의 전 과정을 미국에 구축한다는 의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미국에 대한 31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미 판매 차량 64%에 ‘25% 관세’ 위기

정근영 디자이너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훌륭한 회사”라며 “자동차(생산 설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고, 다른 것도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자동차·반도체 품목 관세 먼저 나오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해 국무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장에서 “향후 며칠 내에 추가로 관세를 발표할 것이며 이는 자동차, 목재, 반도체와 관련돼 있다”며 “그리고 4월 2일이 오면 상호관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투자 발표 일정이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 발표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말로 풀이된다.
“상호관세 ‘타깃’ 불가피…관건은 관세율”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의 관세율에 대한 질문을 받자 “많은 국가에 면제를 줄 수도 있고, (관세율은) 상호적이지만 상대국보다는 더 친절(nice)할 수도 있다”며 각국별 상황과 태도 등에 따른 일정 수준의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이어 “만약 경쟁국보다 낮은 관세율이 부과되면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며 “다만 중국의 우회생산 기지를 비롯해 한국의 생산 거점인 베트남 등의 관세율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상호관세율 지정은 글로벌 무역 구조를 흔들 복잡하고 치명적인 방정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의 투자 계획이 발표된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의 자동차 업계가 관세 면제를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은 신규 투자 또는 기존 투자안 중 재포장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은 불활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