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충격받은 이시바 "車관세 제외, 그렇게 요청했는데…"

일본이 철강에 이어 자동차에 대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폭탄'을 피하지 못하면서 충격에 빠졌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부는 미국에 유감을 표하며 “관세 제외 요청”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일본도 (자동차 관세 25% 적용) 대상국에 포함되는 형태로 발표된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며 “조치 대상에서 일본을 제외하도록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답변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답변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야시 장관은 “이번 조치를 비롯해 미국 정부에 의한 광범위한 무역 제한 조치는 일·미 양국의 경제 관계, 나아가 세계 경제와 다각적인 무역 체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이 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3%(2024년 기준 약 59조원)에 달할 정도로 높다. 그만큼 일본으로선 이번 관세 부과가 당혹스럽다는 얘기다. 

하야시 장관은 “부품 업체를 비롯해 광범위한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도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완성차는 물론 엔진 등 주요 부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다. 자동차는 출하액 기준 일본 제조업의 20%, 고용의 10%,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의 30%(제조업 기준)를 차지하는 기간산업인 만큼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야당 의원의 대응책 질문에 “모든 선택지가 당연히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일본 정부가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와 고용을 담당하고 있다는 설명을 해온 점을 거론하며 “미 정부, 대통령의 이해가 상당히 진전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야당에선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 시절 트럼프 1기 정부와 맺은 '일·미 투자협정' 위반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시 아베 정부가 자동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산 소고기·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낮춰준 만큼 이번 관세 부과는 투자 협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채널을 총동원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토 사유리(伊藤さゆり)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연구부 상무이사는 이날 중앙일보에 “기본적으로 일본은 교섭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관세 문제가) 커지면서 나름의 '레버리지'를 갖고 있어야 해 대항 조치를 준비하는 것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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