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단이 소속 의대생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일인 27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 1년 간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 휴학 중이던 의대생 사이에서 학교 복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서울대 의대생은 학생 투표 결과에 따라 1학기 등록을 하기로 했다. 오는 28일 제적이 확정되는 연세대 학생들도 등록으로 방침을 선회했고, 고려대 역시 관련 상담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의대생들의 전국 조직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이같은 움직임을 비판하며 미등록 휴학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생 투표로 복귀 결정…연세·고대 "복귀학생 80% 예상"

박경민 기자
서울대는 27일 오후 5시까지 복학 신청 접수, 등록금 납부, 수강 신청을 받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스스로 등록을 결정한 만큼 복귀 비율이 막판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서울의대생 의정갈등대응 TF는 “학생 65.7%가 미등록 휴학 투쟁을 지속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따라 ‘등록 후 투쟁’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미 복귀 시한이 지난 연세대, 고려대에서는 복학 비율이 8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연세대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26일 밤 “앞서 안내한 휴학 방식에 변경이 생겼다”며 “앞으로는 ‘등록 휴학’으로 전환하겠다”고 전격 공지했다. 등록을 해 제적을 피하는 대신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투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실습실의 모습. 연합뉴스
전날(26일) 제적 대상자를 확정 지은 고려대 의대는 이날 13명의 교수를 학생 면담에 투입됐다. 제적 처리 예정 통보서가 발송된 후 학생, 학부모 문의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상담을 통해 복귀 의사를 밝힌 학생이 많은 만큼, 제적 통보를 미루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제적 처리가 이뤄져야 하지만, 학생 개개인의 미래도 학교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의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본교 측과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의대협 “미등록 휴학 유지”

미등록 휴학을 유지하겠다는 의대협 성명.
다만 이 같은 흐름이 다른 대학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날 복학 신청 마감을 앞둔 한 비수도권 의대의 관계자는 “전날까지는 복귀한 학생이 10여명에 그쳤다”며 “아직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도 “관련 문의가 많긴 하지만 ‘추가 등록 기회는 없냐’ ‘군대 가려는데 당장 통지서가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하냐’ 등 휴학이나 수업 거부를 전제로 한 질문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7시 복학 신청을 마감하는 이화여대에서도 “복귀 움직임은 있으나, 한꺼번에 무더기 신청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띄엄띄엄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신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의대생 단체는 '미등록 휴학'이란 투쟁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성명문을 내고 "서울대와 연대 일부 동요가 있었지만 나머지 38개 단위는 여전히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대협은 “의료붕괴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는 봐야하지 않겠느냐”며 "적법한 휴학원을 우리 스스로 찢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성명문의 명단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대표는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