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연대 1명 제적, 나머지 다 등록”…SKY 의대 대부분 복귀
연세대도 1명을 제외하고 모든 학생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재영 의대 학장은 이날 교수들에게 보낸 글에서 “오후 5시 등록 마감 결과 1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복학 신청과 등록을 완료했다”며 “오늘 우리 대학에선 1명의 제적 학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학생과 학부모의 추가 접수 문의가 쇄도하자 이날 예정했던 제적 통보를 미루고 31일까지 등록을 연장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오늘까지도 면담 신청이 추가로 접수되고 있고, 수업을 듣고 싶다며 복학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등록 절차를 마감하는 성균관대, 가톨릭대 등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의 높은 등록률 여파로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균관대는 학생들의 복학 문의가 급증함에 따라 이날 오후 5시였던 마감 시간을 자정까지로 연장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특히 24학번의 등록률이 높은데, 다른 학번과 달리 이번에 제적되면 재입학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의대생은 “특히 서울 소재 주요 의대는 놓치기 아까운 선택지인 만큼 유급, 학사 경고가 아닌 제적이 주는 무게가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인하대는 '미등록' 의결…등록 마감 의대 '문 더 열겠다'
다만 여전히 '미등록 투쟁' 입장을 고수하는 의대도 적지 않다. 이날 등록 절차가 마감되는 인하대는 의대생 220명 투표 결과, 미등록에 표를 던진 이가 97%를 넘겼다. 이에 따라 학생 대표가 미등록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전체 학생들에 공지했다.
"70% 이상 복귀하면 정상 수업 가능"
하지만 상당수 의대는 여전히 학생 복귀률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좁은 지역사회, 해당 대학 내 의대의 높은 입지 등과 맞물리며 설득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원광대 의대 간담회 개최 안내문.
박단 "주저 않을 때 아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모습. 연합뉴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단순한 등록률이 아니라 등록한 학생의 수업 참여도와 정상적인 수업 진행 상황을 기준으로 증원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들의 수업 태만이 지속될 경우 4월에도 2026학년도 정원을 놓고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의대생 복귀 문제에 대해 "의협은 학생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 그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결정이든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이 제적 사태에 소극적이란 비판에 대해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의협이 의대생을 이끌겠다고 한다면 그들이 성인임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역할을 다 하겠다는 게 의협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의대생의 복귀 움직임에 대해 이날 박단 의협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라며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 부회장은 "상대의 칼끝은 내 목을 겨누고 있는데,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 등록 후 수업 거부를 하면 제적에서 자유로운 건 맞나”며 “저쪽이 원하는 건 결국 굴종 아닌가”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