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안하면 석유에 관세” 러‧우 어르고 달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채찍과 당근을 함께 내밀며 휴전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는 30일(현지시간)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가 무산되고, “무산이 러시아 잘못일 경우에는 러시아의 모든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산) 모든 원유에 25∼50%포인트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러시아가 휴전 합의를 하지 않으면 한 달 내로 관세를 물리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또 푸틴이 젤렌스키를 비판한 데 대해서도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며 “(나는) 매우 화가 났다”고 모처럼 젤렌스키를 거들었다. 푸틴은 지난 28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시작하려면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를 배제하겠다는 뜻이었다.

다만 트럼프는 “내가 화가 났다는 걸 푸틴도 알고 있다”며 “푸틴이 옳은 일을 하면 화는 금방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안으로 푸틴과 대통령과 다시 통화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젤렌스키를 향해서도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는 3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비행기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가 희토류 협정을 맺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아주 큰 문제(big, big problems)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벌써 우크라이나의 희토류를 미국과 나눠갖는 방안에 대해 협의에 들어갔다고 한다. 푸틴의 해외 투자·경제 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는 31일 “러시아가 미국과 희토류 개발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고 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의 희토류 협상은 푸틴이 지난 2월 “러시아가 되찾은 새 영토에도 자원이 있다”며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자원을 미국과 함께 개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과 관련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러 장관급 회담에서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매장된 희토류 개발권을 미국에 주겠다고 제안했다.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택하고 5월 중순 사우디를 찾을 계획이라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도 첫 해외 순방국으로 사우디를 택하고, 2기 취임 후 외국 정상과 첫 통화도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하는 등 사우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